곽태휘(34, 알 힐랄)가 사막의 벽 열할을 해내며 이라크를 완벽하게 막아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이라크와 4강전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승전보를 전한 한국은 1988년 카타르 대회 이후 27년 만에 결승에 진출, 55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완승이었다. 이번 대회 들어 가장 화끈하게 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득점과 무실점에서 보다시피 공격과 수비에서의 밸런스가 잘 맞았다. 한국은 이라크의 역습을 잘 막아낸 끝에 선제골과 추가골을 넣어 승전보를 전하게 됐다.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선제골 이후의 수비는 불안함이 존재했다. 이라크가 공격 패턴을 바꾸면서 조금씩 날카로움을 찾으면서 흔들리기 시작한 것. 그러나 한국은 무너지지 않았다. 수비의 중심 곽태휘가 돋보이는 존재감으로 수비진이 안정되게 했다.
곽태휘는 위기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처리 능력과 완벽한 제공권 장악, 수비라인의 조정 등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며 이라크의 위협적인 공격이 마지막 순간에 빛을 내지 못하게 만들었다.
곽태휘는 중동 선수들에 익숙하다. 지난 2013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샤밥으로 이적한 곽태휘는 순조롭게 적응해 팀의 주축이 됐다. 알 힐랄로 이적한 2014년에도 팀의 핵심 수비수 역할을 소화했다. 불과 2년의 시간이었지만 곽태휘는 4차례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만큼 곽태휘에게 중동 국가 이라크 선수들의 습성은 익숙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수비진의 흔들림 속에서도 곽태휘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만큼은 이라크에 곽태휘는 사막의 벽과 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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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