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이 힙합을 한다고? 인피니트H의 자신감은 남달랐고, 무대를 통해 자신감을 증명했다. '얼마나 잘할까?'라는 의문은 '기대 이상'의 칭찬으로 바뀌었다. 두 번째 앨범인 만큼 자연스러웠고, 더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그룹 인피니트의 힙합 유닛 인피니트H는 26일 오후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 악스홀에서 두 번째 미니앨범 '플라이 어게인(Fly Again)'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이날 쇼케이스는 멤버 성규와 우현의 사회로 진행돼 호야와 동우, 인피니트H의 풍성한 무대로 화려한 볼거리를 더했다. 600여 명의 팬들은 인피니트H의 무대에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이번 쇼케이스에서 인피니트H는 '어디 안 가', '바빠서 Sorry', '부딪쳐', '예뻐' 등의 무대를 공개했다. 양다일과 러블리즈 류수정은 직접 무대에 올라 인피니트H를 응원했다. 류수정은 귀여운 외모,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인생을 치열하고 멋있게 살아왔다'는 곡의 가사를 잘 표현했고, 멤버들과도 잘 어울렸다.

인피니트H는 타이틀곡 '예뻐' 뿐만 아니라 여러 수록곡의 무대를 꾸미면서 다양한 매력으로 무대를 누볐다. 각기 다른 색깔의 곡들을 완벽하게 소화했고, 두 번째 앨범인 만큼 동우와 호야의 케미는 한층 더 성장했고, 기분 좋게 잘 어울렸다.
'어디 안 가'를 함께 작업한 이현도는 이날 영상을 통해서 "지난 앨범보다 성장한 새로운 유닛, 인피니트H의 모습 기대해 달라.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후배로서, 음악인으로서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말하면서 각별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타이틀곡 '예뻐'는 사랑에 빠진 두 남자의 감정을 동우와 호야가 각자의 표현 방식과 스타일로 현하는 소프트한 비트의 힙합 트랙이다. 동우와 호야가 직접 랩 메이킹을 완성한 것 외에도 호야가 프로듀서 9999와 함께 작곡에 직접 참여하며 음악적 역량을 발휘했다.
'예뻐' 무대에서는 인피니트H의 능청스러우면서도 자유로운 모습이 잘 부각됐다. 각 잡힌 칼군무 대신 좀 더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고, 두 멤버만으로도 무대를 꽉 채웠다.
팬 맞춤형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10대 팬들을 위한 귀여운 애교 혹은 교태는 물론, "팬들을 생각하면서 곡을 썼다"라고 말하는 등 팬서비스 멘트도 이어졌다. 카리스마 있는 무대 위의 모습과는 다른 귀여운 모습까지 갖추고 있었다. 인피니트 멤버들이 MC를 맡은 만큼 재미 있는 질문도 이어졌다. 새 앨범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10문10답 등 다양한 코너도 진행됐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재치 있는 말솜씨는 덤이었다.

인피니트H는 쇼케이스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번 앨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힙합을 하는 아이돌로서의 자부심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특히 멤버들은 "유행을 쫓지 않는 유니크함"을 강조했다.
먼저 동우는 이번 앨범 발표에 대해 "2년 동안 가사를 많이 쓰면서 준비를 많이 했다. 이 앨범도 지난해 여름 전부터 준비했다. 굉장히 설레고, 우리가 만든 아가들이 나온 것 같아서 이 음악들이 잘 뛰어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이어 호야는 "마치 자식들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느낌이다. 그래서 선생님에게 선보이는 기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인피니트H는 무엇보다 유니크함을 강조했다. 동우는 "힙합은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는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했다. 옛날 이야기, 아팠던 이야기를 하면서 음악을 끌어냈다"라고 설명했다.
또 호야는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을 가사다. 아이돌 출신이라 부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아이돌이기에 경험할 수 있는 것을 담아냈다. 다른 누구보다 최고다라고 할 수 없지만 우리 색을 담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누구보다 우리가 최고라고는 말을 못해도 우리만의 색깔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릴 수 있다. 유행을 쫓지 않고 우리만의 것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있다"라며 "우리는 이런 콘셉트로 가야해, 색깔로 가야해 정해놓고 음악을 고르거나 만들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30트랙 정도 줬는데 들었을 때 본능적으로 가사가 쓰고 싶고, 멜로디를 쓰고 싶은 곡을 골랐다. 듣기 좋은 음악 위주로 골랐다"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지난 2013년 1월 발표한 첫 번째 미니앨범 이후 2년 만에 발매한 것으로, 래퍼 버벌진트와 산이 등이 소속된 브랜뉴뮤직과의 만남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이현도, 러블리즈, 스윙스, 태완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과 인피니트H만의 유니크함을 살린 곡이 수록됐다.
힙합 아이돌로서 강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인피니트와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선 인피니트H.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고 힙합 옷을 입은 그들이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이번 앨범으로 또 어떤 성과를 이뤄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soen@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