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롯데 팬 향한 메시지 "정말 고마웠습니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1.27 09: 47

두산 베어스 좌완투수 장원준(30)은 지난 두 달 동안 프로야구 최고 화제의 선수였다. FA 최고액은 최정(4년 86억원)이었지만 4년 84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롯데 자이언츠를 떠난 장원준이 더 많은 뉴스를 만들어냈다.
장원준은 누가 뭐래도 부산, 그리고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2004년 롯데에서 데뷔해 작년까지 9시즌을 꼬박 활약하며 롯데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했다. 군입대 직전시즌인 2011년 15승 6패 평균자책점 3.14로 진정한 에이스로 거듭났고, 작년 군 제대 후에도 고군분투하며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라는 금자탑을 달성했다.
비록 군대를 다녀왔지만 데뷔 시즌부터 한 해도 거르지않고 꾸준히 던져 온 장원준, 이닝이터 토종투수가 드문 리그 사정을 감안했을 때 그의 몸값은 당연히 높았다. 롯데 팬들은 장원준이 팀에 남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이별의 시간은 다가오고 말았다.

만남 만큼 중요한 게 작별이다. 롯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장원준이 팀을 옮기자 팬들의 실망은 더욱 컸다. 게다가 이적 과정에서 언론을 통해 공개된 짧은 말들은 수많은 오해를 만들어냈다. 롯데 팬들의 마음은 갑자기 돌아섰다. 그렇게 장원준과 롯데, 그리고 롯데 팬들은 아픈 작별을 했다.
두산 피오리아 캠프에서 만난 장원준은 "마음이 아프고 롯데 팬들한테는 여전히 미안하고 고맙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은 어떤 말을 한다 하더라도 핑계로 들릴 수밖에 없다는 걸 안다"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장원준이 가장 마음아파 하는 부분은 금액만 좇는 선수처럼 되었다는 점이다. 그는 "롯데와 협상이 결렬되고 나서 내가 두산한테 보장액 80억원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말을 한 적 조차 없다. 어디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지금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가 말했던 '환경'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장원준은 "야구를 하는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었다. 내게도 변화의 계기가 필요했다. 그런데 '환경'이라는 단어 하나가 너무 커지더라. 일부에서는 아버지 이야기도 하던데, 전혀 그런 문제는 없다. 부산에서도 26살 부터 나와서 살았었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선수가 FA로 팀을 옮기는 건 비즈니스다. 고향팀을 떠나기 싫어 금전적 손해를 감수하는 선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기 마련이다. 롯데 팬들이 섭섭한 마음을 느꼈던 가장 큰 이유는 작별의 순간 때문이었다. 롯데와 최종협상이 결렬될 당시 장원준은 팬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남기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장원준은 "나도 (두산으로) 가기 전에 팬들 언급을 안 해서 롯데 팬들께서 섭섭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지만 FA로 시장에 나갈 때는 아직 팀이 정해지지 않았을 때였고, 팀을 옮기는 것도 확정된 상황은 아니었다. 그래서 난 팀을 옮긴 뒤 이야기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지금에 와서야 FA 시장으로 나갈 때 미리 이야기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장원준도 롯데 팬들이 섭섭하게 느꼈던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야구 제대로 못하던 시절부터 계속 롯데 팬들께서 응원을 많이 보내 주셨다. 내가 못해도 롯데 팬들은 많이 감싸 주셨다. 그런데 내가 팀을 떠나서 많이 실망하신 걸 안다."
원래 말이 많지 않은 장원준은 "굳이 말로 변명을 하지 않겠다. 마운드에서 열심히 던지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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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리아(애리조나)=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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