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동희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심상치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그다.
영화 '남자 사용 설명서'로 데뷔한 김동희는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아 그 사람!'하고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다. '감격시대'에서는 주인공 친구 짱돌로, '수상한 그녀'에서는 버스 안 성형남으로, '나의 독재자'에서는 설경구와 함께 오디션을 보는 노출 배우로, '기술자들'에서는 김우빈의 조력자로 등장했다.
매 작품마다 신 스틸러로 활약한 김동희는 이번엔 MBC '전설의 마녀'에 출연 중인데,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고시원 총무로 캐스팅 됐던 김동희는 통통 튀는 매력으로 어느 덧 매 회 감초로 활약하게 됐다. 이제는 김수미 운전사로 직종을 옮겨 분량을 늘렸다.

"원래는 오현경과 이종원의 고시원 총무로 2회 정도 출연이었어요. 그런데 복이 있나봐요. 뭔가를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잘 흘러갈 수 있게 애드리브를 섞었어요. 그랬더니 감독님 및 스태프 분들이 더 찾아주시더라고요. 이제는 대본도 없어요. 대사는 모두 제가 알아서 하라고 하세요. 하하"
김동희는 최근 '전설의 마녀'에서 김수미와 호흡 중이다. 고시원 총무에서 운전사로 탈바꿈한 김동희는 이제 대선배인 김수미와 호흡하며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굉장히 편안하게 해주고 좋은 분이세요. 그런데 무서워요. 에너지가 강하달까? 위축 시키는 힘이 있으시더라고요.(웃음)"
김동희는 매 작품에서 때마다 다른 역할로 출연했다. 심지어 '감격시대'에서는 10대 역할로 열연했다. 어떤 역할을 맡든간에 기대 이상으로 소화해 내는 것이 김동희의 장점이자 차별점이다. 이미지가 고착화되어 있지 않는 점도 배우로서 이득이다.
"그런 평가들이 정말 좋긴 하지만, 모두 주위에서 만들어주신 덕분이죠. 스태프들이나 감독님이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에요. 온전히 제가 잘해서 얻는건 아니죠. 또 이 순간에도 열과 성을 다하는 배우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되는 것 같아요."
김동희의 롤모델은 이성민이다. 김동희는 이성민이 인지도가 낮을 때부터 눈여겨 봐왔고, 이제는 그를 닮고 싶다고 말한다. 적은 분량에도 큰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이성민과 김동희, 많이 닮았다.

"이성민 선배님이 영화 '밀양'에 나왔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많은 분량이 있던 때는 아니지만, 이성민 선배님이 정말 크게 보였어요. 분명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최근 더 그 실력을 인정 받으셨죠. 정말 롤모델이에요. 꾸준히 열심히 하는 사람, 또 존재감을 발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김동희가 이렇게 굵은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그만의 연기 철학이 있기에 가능하다. 진정성이 김동희가 추구하는 배우의 기본 자세다.
"진정성이 기술을 이기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진정성과 기술이 혼합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 공간을 다 진정성으로 메꾼다면은 더 대단한 연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제는 일상적이지 않은 캐릭터를 만나서 제 한계를 뛰어 넘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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