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엔터테인먼트(이하 코코엔터)를 둘러싼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태를 거치면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의리남'으로 대중의 입에 오르내렸던 개그맨 김준호가 때아닌 역공을 당했다. 그동안 함구했던 다른 투자자들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기 때문.
자신을 '코코엔터 초기 투자자'라고 주장한 이모씨 등이 언론 배포 보도자료를 통해 언급한 사안들은 '의리남'으로 아낌없이 박수 받던 김준호의 깨끗하지 않은 이면을 들춰내는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그들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김준호는 착한 '의리남'은 커녕, 무책임한 '먹튀남'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 24일 코코엔터(김준호 측)의 폐업발표로 그나마 훈훈하게 봉합될 뻔했던 이번 사건은 26일 다른 주주들의 등장으로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들의 주장은, 김준호와 그를 따르는 개그맨들을 '갑'으로 봐야할지 '을'로 봐야할지,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를 가르는 중차대한 문제였다.

이들은 김준호의 절친 김대희가 제이디브로스라는 회사를 서립해 기존 코코엔터 소속의 연예인들을 대거 흡수한 행위를 "명백한 계약 위반"으로 규정했으며, 이를 '배임'이라 주장했다. "대다수가 김준호의 지시에 따라 회사로 내용증명을 보내 계약무효를 통고했지만 이로써 연기자와 코코엔터와의 계약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현재 이씨들이 주장하는 코코엔터와 연예인간 전속계약이 유효하다면, "일부 CF 등의 효력이 살아있어 배임이다"는 이들의 주장은 당초 계약서에 등재된 계약 해지 사유와 출연료 미지급건 등에 대해 법적으로 진위여부를 명백하게 따져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김준호가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명확하게 가려낸다고 하더라도 도덕적인 면에서 향후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가 됐다. 의리로 똘똘 뭉쳤다는 그들의 '단합'이, 자신의 투자금을 날리게 된 다른 피해 주주들의 입장에서는 부당한 '담합'으로 비춰질 수 있는 노릇이다.
이는 김대희를 주축으로 40여명의 연예인이 뭉친 제이디브로스라는 신흥 기획사가 앞으로 또 다른 투자를 유치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을 터. 결국 김준호와 제이디브로스 측 역시 현재 그들을 향한 좋지 않게 돌아선 일부 여론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자신들의 정당성과 결백을 분명하게 입증해야 할 상황에 높였다
'후배 개그맨을 위해 행동했다'는 김준호와 제이디브로스 측의 입장과 자신들을 또 다른 피해자로 주장한 초기 주주들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린 상황. 제이디브로스 측이 진짜 또 다른 시작으로 후배들의 앞날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지금 자신들이 처한 복잡한 상황의 매듭을 대중의 앞에서 말끔하게 풀어내야 하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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