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부진? 그래서 제 점수는요 [그래도 강호동②]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1.28 10: 00

MC 강호동을 주축으로 시작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투명인간’은 '회사에서 놀자'를 모토로 출연진이 직접 직장인들의 일터인 회사로 찾아가 투명인간 놀이를 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연예인들은 직장인들이 일을 하고 있는 사무실에 찾아가, 1대 1로 대결을 벌인다. 연예인이 공격이라면 직장인들은 수비. 한 쪽이 다른 한 쪽의 반응을 얻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웃음을 주는 형식이다. 강호동이 메인 MC를 맡았고, 방송인 하하, 가수 김범수, 개그맨 정태호, M.I.B 강남, 모델 박성진이 출연하며 매회 화려한 게스트들이 출격, 힘을 보탠다.
‘투명인간’이 내고 있는 시청률 성적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다. 첫 회 시청률은 4.0%를 기록했고, 2회와 3회는 3%대를 찍었다. 그러나 ‘투명인간’은 연예인과 직장인의 대결이라는 기본 형식을 유지하되, 계속해서 새로운 형식이나 도구들을 바꾸고 추가하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3회까지 방송된 ‘투명인간’의 구성별 평점을 매겨봤다.
◆ 예능적 재미_★★★

웃음을 끌어내기 위한 대결이라는 점에서 예능적인 재미는 어느 정도 보장됐다고 볼 수 있다. 한 사람씩 긴장감 넘치는 모습으로 사무실에 들어가 웃게 만드려 노력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흡사 개그 콘테스트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갈수록 그 방법이 발전돼 가고 있어 기대감을 모은다. 멤버들마다 반응을 끌어내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도 웃음 포인트다. 강호동은 특유의 ‘큰 얼굴’로 매번 즉각적인 반응을 얻어 웃음을 주고 있다. 여성 직장인들은 대부분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웃음을 터뜨리며 “얼굴이 너무 크다”고 말한다. 국민 MC의 방법치고는 매우 간단한(?) 방법이 의외의 재미를 준다. 그 밖에도 매번 색다른 아이디어로 다양한 웃음을 주는 정태호나 압도적인 비주얼로 승률이 높은 김범수 등 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만들어 내는 재미는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 차별화_★★★
리얼리티 예능이나 관찰 예능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시점. 직장인들과의 웃음 대결이라는 콘셉트는 독특하다. ‘직장인들의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아 주기 위해 연예인들이 직접 회사에 찾아 간다’는 기획 의도는 공영방송에 어울리는 공익성까지 갖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반인이 출연한다는 점 때문에 '투명인간'을 강호동의 또 다른 예능 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과 비슷한 류의 예능으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우리동네 예체능’이 승부의 감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투명인간’은 게임 자체를 통해 웃음을 주는 데 치중하는 편으로 차이가 있다.
◆ 공감대_★★★★
일반인, 그것도 직장인들의 일터인 회사에 직접 찾아가 대결을 펼친다는 점에서 여타 방송보다 공감대가 높다. 팀장과 부장, 과장, 대리까지 다양한 직급의 직장인들은 ‘직장에서 논다’는 콘셉트에 어울리도록 함께 게임을 즐긴다. ‘투명인간’ 놀이부터 시작해 팀을 짜 회사 안을 돌아다니면서 직장인들에게 무작위로 직장에 대한 질문을 하는 ‘꼬리잡기’, 회사 대표와 직장인들이 게임을 벌이는 ‘보스와의 한 판’ 등은 직장인들의 일상에 침투하려는 노력이 많이 보이는 요소들이다. 특히 보스와의 한 판에서 “회사 자랑을 해보라”는 말에 한 마디도 하지 못하는 신입사원의 모습이나 가장 편안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사장님”이라며 장난스럽게 아부를 하는 상사의 모습, 휴가를 얻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는 직장인들의 모습은 깊은 공감을 끌어내기 충분했다.
◆ 캐릭터 조합_★★
강호동, 하하, 김범수, 정태호, 강남, 박성진 등으로 이뤄진 기본 멤버 구성은 다양한 캐릭터의 포진으로 좋은 시너지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은 조합이다. 일단 캐릭터별 특색이 분명한 편. 가장 인지도가 높은 강호동이 색깔 강한 리더십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면, ‘무한도전’이나 ‘런닝맨’을 통해 감초 역할을 해 온 하하가 다른 캐릭터들과 고루 섞이며 이들을 아우른다. 자칭 ‘비주얼 가수’인 김범수는 독특한 외모로 웃음을 주고, 정통 개그맨인 정태호는 다른 멤버들이 갖지 않은 개그맨 특유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멤버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세인 강남은 존재만으로도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박성진은 아직까지 예능의 물을 먹지 않은 미지의 존재란 점에서 신선한 매력이 있다.
다만, 아직 프로그램 초반이라 캐릭터들이 고루 활용되지 못하는 점에는 아쉬움이 있다. 박성진의 경우, 아직은 낮은 인지도로 인해 매번 적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강남의 경우 다른 예능프로그램만큼 특유의 톡톡 튀는 말투나 행동이 잘 보이지 않는 편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투명인간’ 대결이 1대1로 펼쳐지는 것라 멤버들 간의 스킨십이 많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체전이나 지난 3회에서 선보인 '꼬리달기' 게임처럼 멤버들끼리 어울릴만한 장을 많이 만들어 준다면, 캐릭터 간의 시너지도 많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게스트 활용_★★★★
지금까지 게스트는 주로 여성 연예인이었다. 첫 회는 하지원, 두 번째 회는 국민 악녀 이유리, 세 번째 회는 걸그룹 씨스타의 소유와 효린이었다. 미모와 예능감을 갖춘 게스트들은 남성으로만 구성된 기본 멤버들 사이에서 홍일점으로서 주로 남성 직장인들을 공략하는 데 크게 활약했다. 지금까지 게스트들의 활약은 기존 멤버들을 뛰어 넘을 정도다. 첫 회에서 단 번에 “연락처를 알려주겠다”는 초강수로 남성 직장인들의 동공을 흔들리게 만든 하지원부터 과장에게 “만년 과장”이라며 악녀 캐릭터에 어울리는 호통을 쳐 큰 웃음을 준 이유리, 걸그룹답게 애교 넘치는 매력으로 단번에 상대의 웃음을 끌어낸 씨스타 소유-효린까지 게스트들은 높은 인기만큼이나 제대로 활용돼 가치를 발했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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