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골을 넣지 않아도 팀 케이힐(36, 뉴욕 레드불스)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호주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6시 호주 뉴캐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아랍에리미트(UAE)를 2-0으로 대파했다. 호주는 전날 이라크를 2-0으로 물리친 한국과 오는 31일 대망의 결승전에서 만나 우승을 다투게 됐다.
주전공격수로 최전방에 선 케이힐은 골맛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호주가 뽑은 두 골은 모두 ‘케이힐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결과였다. 전반 3분 코너킥 찬스에서 이른 선제골이 터졌다.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중앙수비수 세인스버리가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케이힐에게 수비수의 시선이 쏠리면서 세인스버리는 순간적으로 노마크가 됐다. 케이힐을 너무 신경쓰다보니 다른 선수들에게 반사효과가 오는 것.

추가골도 마찬가지였다. 케이힐이 최전방에서 강력한 슈팅을 때리자 수비수들이 육탄으로 방어를 했다. 흘러나온 공을 루온고가 재차 때렸다. 아랍에미리트 수비수들은 이미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제이슨 데이비슨은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가 가볍게 추가골을 뽑았다. 케이힐의 파괴력이 골에 시발점이 된 셈이다. 케이힐은 후반 22분 교체될 때까지 여러 차례 문전을 위협했다. 직접 골을 넣지 않아도 그가 보여준 위력은 엄청났다.
한국과 호주는 오는 31일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한국은 지난 17일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정협의 결승골로 호주를 1-0으로 제압했다. 하지만 당시 호주는 주장 마일 제디낙이 결장했다. 매튜 렉키, 팀 케이힐, 로비 크루즈 공격 삼총사는 모두 후보로 투입됐다. 후반전 케이힐은 위력적인 움직임으로 한국문전을 위협했다. 다만 케이힐은 한국을 상대로 골을 뽑지 못했다.
케이힐은 한국전에서 선발출전이 매우 유력하다. 케이힐이 제대로 파괴력을 발휘한다면 무실점을 지켜온 한국 수비진 역시 고전이 예상된다. ‘케이힐 효과’를 어떻게 차단할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지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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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캐슬(호주)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