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D가 단순한 댄스그룹이 아니었다.
가요계의 대세로 자리잡은 EXID는 LE, 하니, 정화, 솔지, 혜린이 속한 5인조 걸그룹이다. EXID는 지난 8월 '위아래'라는 댄스곡을 들고 나왔지만 뾰족한 반응이 없어 방송 활동을 접었다. 하지만 지난11월 다시 챠트에 진입하는 기이 현상을 연출했다. 행사에서 찍은 팬들의 직캠이 SNS를 달구며 다시 인기를 얻기 시작했던 것.
'역주행' '강제소환'이라는 단어를 생산하며 지상파 3사 음악 프로그램을 점령했고, 최근에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1순위 섭외 대상이 됐다. 이들이 이렇게 다시 '강제소환'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일명 '위아래' 댄스라고 불리는 섹시댄스와 '직캠'이라는 문화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

하지만 이들이'벼락스타'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27일 방송된 JTBC '백인백곡-끝까지 간다'는 EXID를 재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날은 EXID의 멤버 중 하니와 솔지가 출연했다. 브아걸, 울랄라세션, 현진영, 김영호가 출연한 이날 방송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건 EXID 뿐이었다. 3라운드까지 홀로 올라간 EXID였건만, 이들도 '그땐 그랬지'라는 곡을 소화하지 못해 결국 탈락했다.
하지만 이어 실시한 패자부활전에서 울랄라세션과 함께 구사일생, 최종라운드까지 올랐다. 최종 라운드에서 두 팀은 함께 성공을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만들었고, 재대결 끝에 결국 EXID가 우승, 하와이행을 거머쥐었다.
그 과정에서 EXID는 가창력을 필요로하는 휘성의 '안되나요', 임창정의 '소주 한잔', 부활의 '네버 엔딩 스토리'를 만났다. 솔지는 이 모든 곡들을 애절한 감정과 높은 몰입도로 완벽히 소화하며 출연진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EXID가 춤만 잘 추는 댄스그룹이라고 생각했던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던 것.
하니는 우승을 축하하며 "솔지 언니가 8년 동안 무명으로 있으면서 내공을 쌓은 덕분인 것 같다. 그 동안의 고생을 보상하는 자리인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방송은 EXID의 역주행이 결코 한순간의 인기로 이뤄진 게 아님을 증명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댄스곡 뿐 아니라 음악성으로 승부할 수 있는 곡도 선보이길 기대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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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백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