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펀치' 김래원, 진짜 죽는 건 아니겠죠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1.28 07: 03

더 나쁘거나, 덜 나쁘거나. '펀치'는 악인들의 이야기다. 세상을 바꿀 수 없어 스스로 바뀌어 버린 이들의 악다구니 같은 싸움이 펼쳐진다. 주인공 박정환도 정의나 선량함과는 거리가 멀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하지만 자꾸만 그를 응원하게 된다. 그는 불쌍한 악인이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 13회에서는 윤지숙(최명길)을 낙마시킨 후 다시 맞붙은 박정환(김래원)과 이태준(조재현)의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박정환은 윤지숙의 아들 이상영(이중문)의 병역 비리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했다. 이에 윤지숙은 박정환이 주도한 박정환의 딸 예린이(김지영)의 국제초등학교 부정입학을 찾아냈다. 초조해진 박정환은 이태준에게 손을 내밀었고, 두 사람은 합동 작전을 펼쳤다. 윤지숙이 지니고 있던, 박정환과 이태준을 각각 압박할 증거들은 압수수색을 통해 주인을 찾아갔다. 결국 윤지숙은 낙마했다.

박정환과 이태준의 재결합은 오래가지 않았다. 박정환이 먼저 움직였다. 자신의 죽음 이후 몰아칠 박정환 게이트를 막기 위해서였다. 박정환은 청와대 비서실장 김성찬(박정우)을 압박해 정국현(김응수)을 법무부 장관 자리에 앉히고자 했다. 정국현 보다 높은 기수인 이태준은 정국현이 장관이 될 경우 관례에 따라 검사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태준도 역공을 준비했다.
변수는 이호성(온주완)이었다. 이호성은 윤지숙이 몰락하자 이태준을 찾아갔다. 이태준에게 예린이의 부정입학 관련 서류를 내밀었다. 이태준은 이호성이 탐탁지 않았으나, 덕분에 박정환 게이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 전처 신하경(김아중)의 집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박정환은 궁지에 몰렸다. 그런 박정환에게 신하경은 함께 맞설 것을 제안했고, 두 사람은 두 손을 맞잡았다.
언제나처럼 날카롭고 서슬 퍼런 박정환이었다. "이번 일이 잘되면 장례식에 부조는 넉넉히 하겠다"는 이태준의 말에 "교도소에 사식은 넣어드리겠다"고 받아치는가 하면, "법은 하나다. 나한테도 당신한테도" "귀마개는 안어울린다" "북한애들 자주하잖아. 이유없는 해킹" 등 일침을 날렸다. 필요하면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그럴 때 그의 얼굴에선 비열함도 엿보였다.
가족 앞에선 달랐다. 아빠의 죽음을 알게 된 딸 앞에선 눈물을 보였다. 섣부른 거짓말이나 터무니 없는 말로 달래지 않았다. 그는 자전거를 가르쳐주겠다며 "아빠가 없어도, 예린이 자전거 탈때마다 아빠가 옆에서 잡아주는 거라고 생각해"라고 말하는가 하면, "말도 못하고 안아주진 못해도 항상 보고 있겠다"고 다독였다. 김래원과 아역배우 김지영의 열연은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박정환의 죽음은 어쩌면 정해진 결말이다. 하지만 세상을 떠나는 순간, 그가 조금은 안심하고 눈을 감는다면 그것대로 해피엔딩이다. 박정환은 늘 남을 위해 살아왔다. 어머니와 여동생, 혹은 아내와 딸, 아니면 이태준을 위해서 였다. 죽음을 앞두고도 자신이 아닌 가족을 위해 눈물 겨운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나쁜 사람이지만 애처로운 그를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jay@osen.co.kr
'펀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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