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에서 kt 위즈로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정대현(24)이 정명원 투수 코치와 재회했다. 정대현은 옛 스승과의 재회를 통해 한 단계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정대현은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 kt로 이적했다. 지난해 두산 유니폼을 입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뛰었지만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했다. 결국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가능성을 지켜본 kt의 선택을 받았다. kt는 특별지명을 위해 1년 가까이 선수들을 관찰하며 시뮬레이션을 돌렸고 내부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정대현 역시 고심 끝에 고른 투수 자원 중 하나이다. 1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대부분인 만큼 특별지명 선수들에 대한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정명원 코치는 두산 시절 함께 했던 제자 정대현에게 더 애착이 간다. 정대현은 2012~2013시즌 정 코치와 함께 했다. 그리고 2012시즌엔 1승 2패 평균자책점 5.20으로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단순히 제자여서만은 아니다. 올 시즌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시즌동안 살이 찐 제자에게 ‘체중 감량’ 명령을 내렸다. 정 코치는 “체중이 과하게 불어난 것 같았다. 살을 빼기 위해 호텔에서부터 뛰어오라고 하고 있다. 그런데 쉽게 잘 빠지지는 않는다”며 웃었다. 하지만 정대현은 “호텔에서부터 매일 뛰어 온다 지금은 3~4kg 가량 빠졌다”고 말했다.
이런 지시를 내릴 정도로 특별 관리를 하고 있다. 그만큼 정 코치는 정대현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정 코치는 특별지명 선수들에 대해서 “정대현 정도 앞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뒤에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제구력이나 구질은 괜찮다. 구속이 2km 정도 더 증가하면 진짜 좋아 질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정 코치는 “현재 137~138km정도인데 더 올라와야 한다. 정교한 제구력은 아니지만 못 던지는 제구력은 아니다. 스트라이크는 언제든 넣을 수 있다. 체인지업은 괜찮은데 슬라이더 같은 구질은 직구가 빨라지면 같이 빨라질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전에도 봐왔던 제자이기 때문이다. 정 코치는 “다시 만나서 혼도 더 많이 나는 편이다. 두산 시절에도 독하지 못한 성격이라 그게 아쉬웠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기대를 받고 있는 정대현의 마음은 어떨까. 그는 정 코치에 대해 “엄한 부분이 있으시다. 하지만 좋게 말씀해주시기도 한다. 운동할 때는 확실히 엄하게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정대현은 “신경 써주시기 때문에 그에 맞게 피칭할 때 제구나 변화구, 투구 개수 등을 신경 쓰면서 선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대현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강훈련을 열심히 소화하는 중. 그는 “훈련은 많이 힘들다. 이전 팀보단 확실히 힘든 것 같다”면서도 “구속이 많이 나오면 좋지만 쉽게 올라오는 건 아니다. 변화구와 제구 그리고 선발 하려면 체력이 필요하니까 그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대현은 이제 아기 곰이 아닌 마법사로 새로 태어나기 위해 착실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예전에 성적이 좋았을 때 함께 했던 스승님을 만나 그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과연 정대현이 올 시즌 1군에서 꽃을 피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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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