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불멸의 비밀은 없다. 부모 세대가 남겨놓은 과거의 고리가 나비효과처럼 이어지며 주인공들의 시련이 계속되고 있다. KBS 2TV 월화드라마 '힐러'의 주인공, 지창욱과 박민영은 과연 언제쯤 복수를 마무리 짓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지난 27일 방송된 '힐러'(극본 송지나, 연출 이정섭 김진우) 16회에는 부모 세대가 남겨놓은 비극적인 과거와 밀고 당기며 얽히고 바스러지는 서정후(지창욱 분), 채영신(박민영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영신은 김문호(유지태 분)를 통해 자신의 친어머니가 최명희(도지원 분)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영신은 이 사실을 비밀로 했던 문호와 정후에게 적잖은 배신감과 서운함을 느꼈고, 친엄마의 건강을 위해 자신을 드러낼 수 없다는 현실에 눈물을 삼켰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정후의 아버지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사실. “서준석이 친구였던 오길한을 살해했다”는 김문식(박상원 분)의 발언을 떠올린 영신은 무의식적으로 정후를 밀어내며 당황스러워했다. 정후는 영신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빠르게 감지했다. 이에 정후는 자신의 아버지는 살인자가 아니라 용의자임을 강조, 자신의 아버지가 영신의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정후는 즉시 과거 자신의 아버지에게 진술서를 받았던 박동철을 찾았다. 이에 당시 형사였던 박동철은 “진술서 찾아봐야 소용없어. 가짜로 작성해서 네 아버지 지장을 억지로 찍은 거거든”이라고 충격적인 사실을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받은 진술서와 보고된 진술서가 달랐다. 한쪽은 완전히 소설이었다”면서 감사과에 고발한 결과 형사생활을 그만두게 됐다고 서준석을 향한 원망을 쏟아냈다.
이와 함께 박동철은 자신이 서준석의 진술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 정후를 반색케 했다. 이 녹음테이프만 있다면 김문식(박상원 분)을 향한 복수가 수월해지기 때문. 그러나 이미 김문식 측에 매수된 박동철은 정후의 경고에도 불구, 김문식 측에 정후의 위치를 알렸다 죽음을 맞았다.
그러나 영신이 명희와 조민자(김미경 분)의 도움으로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박동철이 사망한 후였다. 영신은 박동철의 곁에서 괴로워하는 정후의 모습을 목격, 경찰을 피해 현장을 떠나는 정후를 안타깝게 바라봤다. 운명적으로 다시 만나 필연적으로 사랑에 빠졌던 정후와 영신. 과연 정후는 박동철의 녹음테이프를 찾아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까. 종영까지 2주밖에 남지 않은 이 커플의 운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힐러’는 정치나 사회 정의 같은 건 그저 재수 없는 단어라고 생각하며 살던 청춘들이 부모세대가 남겨놓은 세상과 맞짱 뜨는 모습을 그린다. ‘통쾌하고 발칙한 액션 로맨스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복수를 위해 싸움을 벌이는 지창욱의 땀내 나는 액션연기는 쾌감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지창욱-박민영의 물오른 로맨스 연기가 시청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는 바. 송지나 작가가 남은 4회 동안 풀어갈 이들 커플의 행방과 두 사람의 연기호흡에 귀추가 주목된다.
'힐러'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