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손님’, ‘무도’ 못지않게 웃긴 자막의 비밀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1.28 10: 12

[OSEN=표재민의 꿀잼노잼] SBS 예능프로그램 ‘백년손님’의 ‘예능 장인 정신’이 깃든(?) 자막이 인기다. 마치 여러 명의 시청자가 TV를 보며 툭툭 내뱉을 것 같은 웃음 형성 자막이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하고 있다.
‘백년손님’은 유명인 사위와 장모가 함께 일상을 보내는 모습을 관찰 카메라로 담은 구성. 사위와 장모라는 다소 어색할 수밖에 없는 생경한 관계가 보여주는 일상이 즐거움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신랄하게 웃긴 자막이 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높이는 요소.
보통의 예능프로그램처럼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자막과 제작진이 웃음을 강화하기 위해 삽입한 ‘전지전능한’ 시점에서 보는 듯한 자막이 곁들어져 있다. 그런데 ‘백년손님’은 이런 전지전능한 접근의 자막이 웬만한 웃긴 개그맨을 출연시키는 것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아주 적극적으로 개입해 출연자들의 행동에 재미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남재현 장모가 지난 22일 방송에서 ‘리마인드 웨딩’을 준비하며 50년간 함께 산 남편에 대한 불만토로를 쏟아내자 ‘들어는 봤나’, ‘서러움 폭발’, ‘흥. 이 영감탱이가 뭐라고 하노’ 등의 시청자들이 이 장면을 보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막에 담았다.
‘백년손님’의 자막은 출연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강조하는 것 외에도 시청자가 생각하는 것을 마치 함께 ‘떠들어주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자막이 시청자들의 대화를 유도하는 듯한 느낌인 것. 이 같은 친밀하게 가까이 다가오는 자막은 프로그램적인 재미를 높이는 동시에 이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에 공감을 갖게 하는 원동력이다.
사실 이런 공격적인 재미를 일으키는 자막은 MBC ‘무한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해 현재는 많은 예능프로그램들이 자막에 신경쓰고 있다. 그리고 ‘백년손님’은 프로그램 특성에 맞게 재기발랄한 자막을 만드는 신공을 발휘 중이다. 예능 자막의 달인 경지에 오른 ‘무한도전’ 못지않게 재밌는 것. 
‘백년손님’이 스타가 아닌 일반인 장모들의 일상적인 말 한마디도 웃긴 것은 자막의 힘이 크다. 굳이 웃기려고 한 말이 아닌데도 웃긴 것은 아주 적극적으로 개입해 웃음을 끌어들이는 자막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백년손님’은 자막을 주로 작가가 쓰고 있다. 촬영 현장에 늘 있고, 출연자들의 성격을 가장 잘 알고 있어 좀 더 친근하게 자막을 만들 수 있다.
이에 대해 ‘백년손님’의 한 관계자는 최근 OSEN에 “제작진이 자막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회의를 거쳐서 최적의 웃음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jmpyo@osen.co.kr
'백년손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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