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여고 탐정단’. 그간 집단따돌림, 낙태 등 학교문제를 다룬 학원극들이 있었지만 이처럼 적나라하게 그린 드라마는 없었다. 단순히 겉핥기 수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황스러울 정도로 거침없이 문제를 건드린다. 학교가 배경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받는 충격은 더 크다.
JTBC 청춘 학원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극본 신광호, 연출 여운혁)은 5명의 여고생들이 ‘선암여고 미스터리 탐정단’을 결성해 학교 주변의 미해결 사건들을 파헤치는 학원 추리 로맨스. 여고생들이 주요 인물이라 마냥 발랄하고 유쾌하기만 할 것 같은 드라마지만 막상 보면 상당히 진지하게 학교문제를 다루고 있다.
재기발랄한 다섯 소녀들을 통해 기본적으로 유쾌하게 스토리를 전개시키면서 학교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실제 학생들과 학교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는 것.

지난 27일 방송된 7회분에서는 여고생의 낙태 문제를 현실적으로 그렸다. 모범생 여고생이 임신을 했지만 낙태를 했고 자살시도까지 한 모습이 꽤나 리얼하게 표현돼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엘리트 모범생 박세유(정연주 분)가 탐정단에게 자신이 잃어버린 토끼인형을 찾아달라고 의뢰했고 토끼인형이 단순한 분실물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점점 밝혀졌다. 알고 보니 토끼인형이 임부복을 사면 받을 수 있는 사은품이었고 박세유가 임신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학교에서 최고의 모범생인 박세유가 임신했다는 건 탐정단에게 충격이었다.
박세유의 전 남자친구인 최창현(이재균 분)이 아기용품을 챙겨 애완동물 납골당을 찾아갔고 유골함이 두 사람에게서 낙태한 아기임을 짐작케 했다. 이뿐 아니라 박세유가 낙태 후 결국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고 절망감에 링겔병을 깨뜨려 자살까지 시도, 침대가 피범벅이 된 장면은 시청자들을 크게 놀라게 했다.
앞서 부정시험, 왕따, 군면제 등 예상을 뒤엎는 소재와 전개를 보여주고 있는 ‘선암여고 탐정단’은 여고생의 임신과 낙태 소재까지 수면 위로 올려 아이들이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현실들을 날카롭고 정교하게 그려냈다.
이뿐 아니라 학원극에서 낙태에 다룰 경우 대부분 임신을 한 후 벌어지는 일들이 그려지고 낙태를 하면서 스토리가 마무리 되지만 ‘선암여고 탐정단’은 낙태 후에 여고생이 겪는 고난까지 담았다는 점이 시청자들이 더욱 극에 집중하게 했다.
여고생들의 학원추리물이라고 해서 그저 유쾌하고 발랄하게 극을 전개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그리고 깊이 다뤄줬으면 했던 학교문제들을 과감하게 그린 ‘선암여고 탐정단’. 앞으로 또 어떤 에피소드들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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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선암여고 탐정단’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