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좋았던 부분들을 지우고 있다. 진행속도가 나쁘지 않다.”
LG 트윈스 젊은 타자들이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을 하고 있다. 노찬엽 타격코치의 지도에 따라 나쁜 버릇을 뜯어고치는 중이다. 아직 캠프 초반. 당장 성과가 나오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내부평가다.
LG는 지난해 팀 타율 2할7푼9리로 이 부문 리그 최하위에 자리했다.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이병규(7번)가 3할 타율 이상을 찍으며 맹활약했으나 신구조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상위타순과 하위타순의 실력 차이가 컸다. 그러다보니 시원하게 대량득점을 하기보다는 1, 2점을 지켜가는 야구를 했다. 언제나 그랬듯, LG를 상대하는 투수는 중심타자 몇 명만 잘 피하면, 대량실점을 면할 수 있었다.

2015시즌에도 이런 모습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3일 휴식기 없는 144경기 페넌트레이스 체제에선 선수층이 곧 경쟁력이다. 이제는 젊은 선수들이 하나 둘씩 중심 타순에 자리 잡고, 팀의 주축으로 올라서야한다. 지난해 이병규(7번)가 그랬던 것처럼, 타선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한다.
가장 주목받는 이는 오지환이다. 양상문 감독은 2015시즌 오지환의 성장세에 따라 타순을 정할 계획이다. 양 감독은 지난 16일 미국 출국에 앞서 “지환이가 출루율, 타율을 높여야 한다. 타율이 높아진다면 1번이든, 9번이든 베스트 라인업이 더 강해진다”고 말했다. 어쨌든 오지환이 더 나은 컨택 능력을 보여줘야 팀 전체의 공격력이 향상된다는 이야기다.
노 코치는 28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오지환을 두고 “지환이는 이미 LG의 대들보다. 대들보를 넘어 앞으로 LG를 대표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며 “지환이가 스프링캠프에 앞서 자신의 비디오를 지켜보면서 안 됐던 부분들을 파악했다. 지금은 그 부분들을 지워가는 과정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인내심과 지속성을 갖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도 진행속도가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오지환 외에 정의윤 최승준 채은성 김용의 문선재 등도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들 또한 오지환과 마찬가지로 캠프 전 자신의 타격을 돌아봤다. 스스로 부족한 점을 느끼고 캠프에서 이를 보완하고 있는 중이다. LG는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인원이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데 그 만큼 개인에게 할당된 훈련량이 많다. LG 구단 관계자는 “베테랑들은 자신 만의 루틴이 있어서 괜찮은데, 젊은 선수들은 많이 힘들어 하더라. 그래도 경쟁에서 이기려고 악을 쓰고 있다”고 뜨거운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노 코치는 “지환이와 마찬가지로 젊은 선수들 대부분이 교정하고 수정하는 단계에 있다. 오키나와 2차 캠프 정도가 되면 성과가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노력들을 많이 하고 있다. 2015시즌에 들어가면, 달라진 선수가 분명 나올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노 코치는 메이저리그 베테랑 외국인타자 잭 한나한과 관련해 “타격은 비디오로 봤던 것보다 좋다. 지난해에는 부상당하고 돌아오다 보니 욕심을 내는 모습이 나왔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우리 팀에 잘 맞을 것 같은 타자다”며 “한나한의 행동을 보면 역시 메이저리그 베테랑이라는 느낌이 든다. 동료들에게 모범이 되면서 우리선수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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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