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같은) 구체적인 사안까지 답변할 시기는 아니다.”
엔씨소프트에 대한 단순 투자자에 머물렀던 넥슨이 칼을 빼들었다. 27일 엔씨소프트에 대한 경영 참여 공시를 통해서다. 게임업계 쌍두마차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이 수면위로 떠오른 셈. 넥슨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대화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힌 가운데 김택진 구단주의 NC 다이노스 야구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표면에 드러난 경영 참여 배경은 협업 실패다. 단순 투자자 위치에서 벌여왔던 엔씨소프트와 진행한 협업이 실패했다는 판단이다. 넥슨 관계자는 “협업을 해보니 결과도 썩 좋지 않았다.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을 했다”며 “실질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체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변경 공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반발한다. “지난해 10월 ‘단순 투자목적’이라는 공시를 불과 3개월 만에 뒤집은 것"이라며 "넥슨재팬 스스로가 약속을 저버리고, 전체 시장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심히 유감"이라고 엔씨소프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게임 개발 철학과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 부분도 경쟁력 약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엔씨소프트는 주장했다.
엔씨소프트가 모기업인 NC 다이노스 야구단은 어떻게 될까. 넥슨의 경영 참여 이후 협상 테이블에는 엔씨소프트가 운영하는 야구단 문제가 거론되지 않을 수 없다.
NC는 지난 시즌 신생팀 사상 역대 최단 기간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내며 야구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NC에 야구 전문가 집단이 많이 포진돼 있다. 이태일 사장이 야구계에서 오랫동안 있었고 밑에 야구 좋아하는 유학파도 있고 구단주도 야구를 알고 있다. 프런트의 힘이 유연하면서도 신속하고 의사결정이 빠르다”고 말한 바 있다.
NC 다이노스 고위관계자는 “NC 야구단 운영은 기업의 사회적 환원 차원에서 운영해 나가고 있다”며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창단 후 NC 다이노스는 야구계에 긍정적인 바람을 불러왔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넥슨은 어떨까. 야구단 문제에 대해 넥슨은 즉답을 피했다. 위 넥슨 관계자는 “구체적인 액션 플랜은 제시하지 않았다. 같이 해야 하는 것이다”라면서도 “(야구 같은) 구체적인 사안까지 답변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국내 게임시장도 그렇고 글로벌 게임시장도 그렇고 경쟁도 심하고 변화도 심한데 지금 이렇게 가다간 양사 모두 죽도 밥도 안 된다. 양사 가지고 있는 강점이 분명히 있고 그런 것들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이 야구단 미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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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NXC 대표(왼쪽)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