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신기 5인방, 3년 만에 ‘완전체 재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1.28 20: 49

우승을 일군 역전의 용사들이 3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전주 KCC는 28일 오후 7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5라운드에서 홈팀 안양 KGC인삼공사를 72-63으로 눌렀다. 3연패를 끊은 9위 KCC(11승 29패)는 8위 KGC(15승 25패)와의 승차를 4경기로 좁혔다.
KGC 구단은 뜻 깊은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시즌까지 KGC에서 활약하며 2012년 우승주역인 김태술이 처음 KCC선수로서 안양을 방문한 것. 이에 KGC는 경기 전 환영행사를 열어 김태술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전달했다. 비록 이제 다른 팀 선수가 됐지만 안양에서 여전히 김태술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승패를 떠나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오래간만에 만난 선수들도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김태술은 “이렇게 뭉쳐본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안양에 오랜만에 오니 감회가 새롭다”고 전했다. 김성철 KGC 코치는 “너 유니폼 아직 있다. 다시 올래?”라며 농담을 던졌다.
김태술, 박찬희, 오세근, 양희종 4총사는 국가대표팀에 나란히 선발돼 지난해 여름 스페인 농구월드컵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네 선수는 이란과의 결승전에서 KGC에서 선보였던 특유의 강압수비로 한국이 12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반가운 얼굴이 더 있었다. 마침 28일 오전 상무에서 전역한 이정현이 선수단에 합류한 것. 김일두 역시 KGC에서 오랫동안 뛴 선수다. 2012년 우승의 주역인 ‘인삼신기’ 5인방이 공식적인 자리서 모두 뭉친 것은 무려 3년 만이었다. 이정현은 “오랜만에 팀으로 돌아왔다. 빨리 적응해서 뛰고 싶다”고 전역을 기뻐했다. 
KGC는 프로농구서 드래프트를 통한 리빌딩의 정석을 제시했다. KGC는 2007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양희종을 뽑았다. 김태술은 2009년 주희정과 맞트레이드로 친구 양희종과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여기에 2010년 1,2순위로 박찬희와 이정현이 입단했다. 2011년 1순위 지명권까지 거머쥔 KGC는 마지막 퍼즐 오세근을 지명했다. 국가대표급 실력과 잘생긴 외모를 모두 갖춘 젊은 5인방이 한 팀에서 뛰게 된 것.
2011-2012시즌 원주 동부는 정규시즌서 무려 44승 10패로 최고승률, 최다승 기록을 동시 달성했다. 아울러 동부는 최다 16연승의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김주성-로드 벤슨-윤호영이 지킨 ‘동부산성’은 그야말로 무적이었다. 박지현-이광재-안재욱-황진원이 버티 가드진도 탄탄했다.
이런 막강동부를 KGC가 챔프전에서 4승 2패로 제압했다. 앞으로 KGC가 프로농구를 장기간 평정하리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인삼신기 5인방’이 해체되리라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못했다. 2012-2013시즌 박찬희가 상무에 입대하면서 일단 5명은 함께 뛰지 못했다. 설상가상 오세근은 시즌아웃이 됐다. 이후 이정현도 상무에 입대했다. 악재가 겹친 KGC는 좀처럼 성적이 나지 않았다.
이상범 전 KGC 감독의 구상대로라면 올 시즌 KGC는 다시 완전체로 뭉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이 감독은 팀 성적을 희생하면서까지 선수들을 혹사시키지 않았다. 멀게 보고 올 시즌에 다시 승부를 걸어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상범 감독이 전격 경질되면서 큰 계획은 틀어졌다. 결국 지난 시즌 김태술이 자유계약선수 신분을 얻어 KCC로 이적하면서 5인방은 해체됐다.
기존 양희종, 박찬희, 오세근, 강병현에 이정현까지 가세한 KGC는 다시 한 번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인삼신기 시즌2’의 행보에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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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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