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잘 해야 한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LG 트윈스에서 kt 위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경수(31)가 새 출발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t는 어떤 팀보다 훈련이 많기로 소문난 구단. 젊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고참 선수들도 똑같이 모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어느덧 13년차를 맞고 있는 박경수도 마찬가지. 변화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강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박경수는 쉴 틈 없이 이어지는 훈련에 대해 “죽기 일보 직전이다. 이전이랑 비교한다면 예전 팀에서 1주일 동안 칠 양을 하루에 다 치는 것 같다. 고참들도 하루에 2000개 가까이 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신생팀에서 뛰게 된 것은 박경수에게 가장 큰 변화였다. 박경수는 “새로운 기분이다. 각기 다른 팀에서 모인 선수들, 어린 선수들이 모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단계다”면서 “어떻게 보면 더 잘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알아가면서 신뢰가 쌓이고 다 같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나뿐만 아니라 다들 좋은 기분으로 생활 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처음 느낀 팀 분위기도 좋다. 박경수는 “처음에는 중간 선수들이 많이 없어서 후배들이 쉽게 다가서지를 못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후배들에게 방망이도 하나 챙겨주고, 기술 훈련을 하면서 서로 같이 잘 된 점, 잘못된 점을 서로 알려준다. 후배들이 잘하는 점이 있으면 우리가 배우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kt는 신규 영입 선수들에게 베테랑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박경수 역시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할 중간급 이상의 선수다. 박경수는 이에 대해선 “그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일단 (장)성호형이나 (신)명철이형 등이 먼저 장난도 걸어주고 하시니까 후배들도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박경수는 LG 시절 오지환과 호흡을 맞추며 2루수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kt에선 박기혁과 키스톤콤비로 뛸 예정.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좋은 일이다. 기혁이형은 원래 수비로 검증이 된 선수다. 이제는 나만 잘 하면 될 것 같다”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스프링캠프에서의 보완점에 대해선 “지금은 배팅 매커니즘이 중요하다. 타격 코치님과 감독님 모두 ‘스윙이 약간 돌아서 나온다’고 ‘조금 더 짧고 강한 임팩트에 중점을 둬라’고 하셔서 그런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어찌 됐든 kt는 키스톤콤비인 박경수, 박기혁의 역할이 중요하다.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일뿐더러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하는 상황. 박경수는 당장 다가올 시즌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아직 결정된 건 없다. 타순이 어디 들어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위치에서든 최선을 다 해야 한다”면서 “나는 계속 3할을 친 타자가 아니다. 올해 ‘3할 이상을 친다’라는 목표를 잡는 것보다 최대한 나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경수는 “무조건 잘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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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