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울렸다가 웃겼다가, '킬미힐미' 정체가 뭐야?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5.01.29 07: 05

실컷 울리더니 또 신나게 웃긴다.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가 극과 극을 달리는 반전 매력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킬미 힐미'는 7중인격의 남자주인공 차도현(지성 분)과 정신과의사 오리진(황정음 분)의 이야기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소재지만 로맨틱코미디로 유쾌하게 풀어나가고 있어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숨겨진 이야기가 지니는 진지함도 잃지 않는 모습. 특히 지난 28일 방송분이 그러했다.
이날 방송된 '킬미 힐미' 7회에서는 도현의 또 다른 인격 안요섭이 등장했다. 요섭은 17살의 자살지원자로, 굉장한 염세주의자에 자신을 "괴물, 돌연변이"라 표현하는 인물이다. 자살지원자라는 별칭 답게 등장하자마자 자살을 지원해 리진을 고생시켰다.

죽으려는 요섭과 이를 막으려는 리진의 '혈투'는 시청자들의 눈물을 뺐다. 바로 도현의 상처를 그대로 드러내는 요섭의 말들과 또 이를 위로하려는 리진의 진심이 잘 표현됐기 때문. 요섭은 다잉메시지를 남기며 "그렇게 몸을 섞었으니까 돌연변이라는 소리를 듣는 거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7중인격으로 살아온 도현이 표현하지 않았던 속마음 중 일부였다. 두 사람은 이러한 과정 속에 피까지 봤다. 몸을 던져 요섭의 자살을 막으려던 리진은 상처를 입고 피를 흘렸다. 그런 리진이 온몸으로 눈물을 흘리며 도현의 이름을 울부짖는 모습과, 그런 노력에 결국 깨어나 리진의 눈물을 닦아주고 안아준 도현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이 장면은 유쾌한 외양을 지닌 '킬미 힐미'가 7중인격을 주인공으로 설정하며 교묘히 숨겨왔던 슬픔을 잘 보여줬다.
또 한 번의 슬픈 장면은 다소 흔한 설정이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의 맘을 울리는 '여자주인공을 위해 남자주인공이 거짓말로 그를 멀리한다'는 내용이었다. 도현은 자신 옆에서 상처만 입는 리진에게 "비밀주치의 제안을 철회한다"고 말했다. 그리곤 "전 마법이 풀려 멋진 왕자로 돌아온 야수가 아니다. 전 그저 괴물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담담히 이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은 도현은 뒤돌아서서 눈물지었다. 식상해보일 수도 있는 설정, 장면이지만 두 사람 사이에 꼭 필요한 단계와도 같았다. 물론 시청자들도 도현을 따라 울었다.
이렇게 끝난다면 '킬미 힐미'가 아니다. 심각한 장면들로 시청자들을 우울하게 만들어놓더니, 발랄한 리진의 가족과 리진의 마지막 선택이 그려지며 본래의 익숙한 '킬미 힐미'로 돌아왔다.
리진은 결국 도현을 떠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듯 보였다. 공항에서 가족들과 작별인사도 나눴다. 가족들은 최신 유행 물품인 셀카봉을 들고 "존홉킨스! 존홉킨스!"를 외쳤다. 화면에는 꽃그림과 자막이 흘러나왔다. 이보다 더 발랄할 순 없는, 시트콤 같은 가족의 모습에 안방극장은 다시 웃음으로 물들었다.
또 드라마는 말미 발랄하기 그지없는 반전을 선사했다. 리진이 미국으로 떠나지 않고 도현에게 돌아왔던 것. 도현의 비밀주치의가 된 리진은 장난스런 표정으로 온 힘을 다해 도현의 손을 잡았다. 초등학생 같은 장난을 치는 두 남녀의 재회는 '킬미 힐미' 7회의 유쾌한 마무리였다.
한편, '킬미 힐미'는 다중인격장애를 소재로,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재벌 3세와 그의 비밀주치의가 된 레지던트 1년 차 여의사의 버라이어티한 로맨스를 그린 힐링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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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미 힐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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