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우완투수 노경은(31)은 며칠 전 십년감수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전지훈련에 한창인 두산 선수단. 23일(이하 한국시간) 배팅훈련 도중 김진형이 친 공이 펜스를 넘어 투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곳까지 날아갔다.
야구장에서 훈련 도중 선수가 타구에 맞는 사고는 꼭 한 번씩 벌어진다. '볼'이라고 외치는 경고음에 다들 고개를 숙였는데, 노경은은 미처 피하지 못했다. 공이 노경은의 얼굴 쪽으로 향한 순간, 전형도 주루코치가 반사적으로 펑고배트를 뻗어 공을 막아냈다. 펑고배트가 그 자리에서 부러질 정도로 강한 공이었다.
노경은은 '오른팔의 은인' 전 코치에게 펑고배트를 새로 선물하는 걸로 보답했다. 휴식일에 쇼핑센터를 방문해 펑고배트를 샀고 전 코치에게 증정했다. 전 코치는 뜻밖의 선물에 무척 흐뭇해했다는 후문이다.

노경은은 "그때 만약 전형도 코치님이 막아주지 않으셨다면 공이 내 오른팔 팔꿈치에 그대로 맞을 뻔했다. 적어도 2~3주짜리 부상이었고 그대로 한국에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보답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장 좋은 보답은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노경은은 "올해는 정말 잘해야 한다. 보직은 아무런 상관 없다. 추격조라도 팀에서 시켜준다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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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리아(애리조나)=손용호 기자 spjj@os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