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CES2015에서 '타이젠(Tizen)'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삼성TV를 공개했다. 이어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도 인도에서 출시하며 타이젠 플랫폼 보급에 나섰다. 삼성은 초기 '바다' 운영체제의 실패를 맛봤지만, 타이젠과 같은 플랫폼의 운영체제가 향후 IoT(사물인터넷) 시대에 필수적 요소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상황. 이에 삼성은 타이젠이 시장에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전력을 가다듬고 있다.
▲첫 타이젠 폰, 첫 반응은 '부정적'
삼성전자는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5에서 타이젠OS 기반 스마트TV를 공개했다. 이어 14일에는 타이젠 OS 기반의 첫 스마트폰 'Z1'을 인도에 출시했다.

'타이젠' OS는 삼성전자와 인텔과 등이 연합해 개발한 개방형 운영체제다. HTML5 기반으로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를 위해 유연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첫 타이젠 스마트폰을 인도에서 9만 원대 저가형으로 출시하면서, 운영체제에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택했다. 첫 타이젠폰 Z1은 4인치대 WVGA PLS 디스플레이를 택했고, 프로세서는 1.2GHz 듀얼코어다. 가격이 원화로 9만 9000원으로 10만 원이 채 안된다.
삼성전자는 '삼성 Z1'에 대해 타이젠 운영체제를 채용해 스마트폰 부팅 속도와 앱 실행 속도가 빠르고, 인터넷 성능도 개선된 것이 장점이라고 꼽았지만, 해외 매체 반응은 다소 부정적이다.
BGR은 Z1을 "다른 OS보다 가볍다. 즉, 전력과 메모리가 더 필요하지 않아 구동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언급했고 월스트리트저널 테크는 "인터페이스도 간단하고, 메시징이나 전화, 사진 등 기본적인 기능에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블룸버그 테크는 "인도는 가격에 민감한 시장이므로, 이번 타이젠폰이 성공적으로 판매량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유럽이나 북미처럼 주요 마켓에서는 제대로 어플리케이션이 갖춰져있지 않은 점이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또한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는 "타이젠이 앞으로 6년간 파이어폭스와 모바일용 윈도우와 함께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운영체제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하지만 "타이젠이 전체 OS시장에 큰 비중으로 자리잡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디언 테크는 Z1에 '데드 온 어라이벌(Dsad on arrival)'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타이젠 운영체제는 어플리케이션의 부재때문에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고 IDC 책임 조사관 말을 빌려 언급했다.
해외 언론들은 바다 2009년 삼성이 독자적인 운영체제로 출시했던 바다(Bada)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타이젠은 멈추지 않는다
외신들의 부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타이젠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13년 삼성 카메라 NX300, NX2000에 타이젠을 처음으로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웨어러블 기기인 삼성 기어2로 확대 적용했다. 올해엔 스마트폰까지 타이젠은 플랫폼의 중요도와 복잡성이 높아지는 기기로 옮겨가고 있다.
목적지는 명확하다. 삼성은 타이젠이 향후 IoT 시대에 '하나로 연결되는 세상'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잡길 원한다. 스마트폰부터 TV, 냉장고 등 모든 삼성의 제품들을 잇는 허브 역할을 타이젠이 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타이젠이 제대로 자리잡기만 한다면, 모든 기기를 하나로 묶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이에 삼성이 '바다'의 실패를 본보기 삼아 안드로이드, iOS, 윈도우에 이어 네번째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은 아직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을 연결하겠다는 목표로 타이젠 개발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삼성의 의지와는 별개로, 타이젠의 성공 여부는 '자체 생태계'를 꾸릴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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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젠 OS를 장착한 첫 스마트폰 Z1. /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