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데렐라' 이정협(24, 상주)은 대규모 호주 팬들의 존재감에도 전혀 기죽지 않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2015 AFC 아시안컵 우승컵을 놓고 호주와 자웅을 겨룬다. 27년 만에 결승행 꿈을 이룬 대표팀은 1960년 이후 55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한국과 호주의 경기가 열리는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는 8만 4천명의 대규모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태극전사들은 지난 26일 이라크와 4강전을 이곳에서 치렀다. 당시엔 호주 교민과 이라크 팬들 규모가 비슷해 동등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호주와 결승전은 다르다. 호주에서 축구는 인기 스포츠가 아니지만 아시안컵 결승에 오르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제 포스테코글루 호주 축구 대표팀 감독의 패스 축구가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으며 이목을 끌고 있다.
결승전이 열리는 31일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도 대규모 호주 팬들이 찾아올 것으로 관측된다. 태극전사들은 호주의 홈 어드밴티지와 함께 엄청난 야유의 이중고를 이겨내야 한다.
그럼에도 이정협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현역 군인다운 패기와 교민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난관을 헤쳐나가겠다는 계산이다. 지난 28일 시드니 코가라 오벌 훈련장에서 만난 이정협은 "8만 관중에 전혀 기죽을 필요 없다. 호주 교민들도 경기장에 많이 와주셔서 전혀 상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정협의 말대로 교민들은 대회 내내 슈틸리케호에 큰 힘이 되어줬다. 경기 때마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대규모의 응원단이 나타나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를 외쳤다.
지난 17일 브리즈번에서 열린 호주와 조별리그 3차전서도 교민들의 덕을 톡톡히 봤다. 5만 2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브리즈번 스타디움에 4만 8513명의 관중이 들어찼는데 1만여 명의 교민들이 대규모 호주 응원단과 맞서 싸웠다. 이 때문에 한국은 1-0으로 승리하며 조 1위로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결승전도 마찬가지다. 호주 팬들이 8만 관중의 대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에 굴하지 않는 교민들의 함성은 슈틸리케호에 적잖은 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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