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괜찮아 사랑이야' 이후 마음이 아픈 주인공들이 드라마를 점령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방송된 '괜찮아 사랑이야'는 새로운 드라마였다. 여주인공 지해수(공효진 분)는 정신과 의사이며 극 중 이광수가 분한 박수광 또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인물이었다. 게다가 남자 주인공 장재열(조인성 분)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반전이었다.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투영한 실존하지 않는 인물, 한강우(디오 분)를 친구라고 믿고 있는 정신분열증 환자였다.
이처럼 마음의 병을 가진 인물들을 안방극장에 그대로 드러낸 것은 '괜찮아 사랑이야'의 노희경 작가이기에 가능했다. 그는 마음이 아픈 이들은 어디에나 있으며, 또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임을 말하고자 했다. 이러한 노희경 작가의 시도는 안방극장을 움직였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단순한 TV드라마를 넘어 큰 의미를 전달했다.

'괜찮아 사랑이야'의 성공 이후 정신질환을 가진 주인공들이 속속 TV에 등장했다. 현재 전파를 타고 있는 드라마 중 무려 세 편이 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 중 둘은 해리성 인격 장애인 다중인격을 소재로 한다. 또한 이들 모두 주변인물이 아닌 드라마의 주인공들이다.
지상파 수목드라마는 다중인격 남자들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전쟁터다. MBC '킬미 힐미'의 지성, SBS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이 그 주인공. 지성의 경우 무려 내면에 7명의 사람이 존재하는 7중인격 차도현을 연기하고 있으며, 현빈은 전혀 다른 성격의 두 남자가 그의 안에 살고 있는 구서진으로 시청자를 찾아가고 있다.
2주 먼저 방송을 시작한 '킬미 힐미'가 먼저 승기를 잡은 상황. 이들의 대결은 남자주인공 모두 해리성 인격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흔치않은 공통점 때문에 더욱 주목받는 중이다.
이와 함께 tvN 금토드라마 '하트 투 하트'는 여주인공 차홍도(최강희 분)를 전면에 내세웠다. 극 중 그는 대인기피성 안면홍조증 환자로, 이러한 대인기피증 때문에 할머니 분장을 하기도 한다. 남자주인공 고이석(천정명 분)은 그를 치료하는 의사이자 사랑에 빠지는 남자다.
또한 '하트 투 하트'에서 정신과 의사 고이석이 등장하듯, 정신질환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에는 정신과 의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는 여주인공 지해수, '킬미 힐미'에서도 여주인공 오리진(황정음 분)이 의사 가운을 입고 등장했다. 이 또한 마음이 아픈 주인공을 내세운 최근 드라마들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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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조인성, 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