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꾸러기 같은 표정과 반전된 남자다운 카리스마의 랩. 힙합그룹 팬텀의 막내 한해가 솔로앨범으로 돌아와 전에 없던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팬텀과 다른 제 색깔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한해는 30일 0시 솔로 앨범 ‘365’를 공개했다. 1년을 뜻하는 ‘365’의 앨범 속에는 한해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한 총 8곡이 수록돼 있는데, 한해는 이 앨범을 만드는 데에 딱 1년이 걸렸다며 365일간 성장한 그의 랩과 자작곡 실력에 만족감을 보였다. 최근 OSEN과 만난 한해는 홀로서기에 제법 자신 만만한 모습. 전보다 더욱 자신의 음악에 집중한 그는 “정제되지 않은 나만의 표현을 100% 담았다”고 자신했다.
타이틀곡은 ‘올해의 남자’로, 지난 29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화려한 첫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 이 곡은 시상식에서 ‘올해의 가수’를 뽑듯, 한 여성에게 있어 최고의 남자가 되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은 세련된 고백송이다.

“앨범 제목이 ‘365’에요. 1년인 거죠. 그 1년을 관통하는 것으로 가장 좋은 곡이라고 생각해서 타이틀곡으로 뽑았어요. 너에게 있어 ‘올해의 남자’가 되고 싶다는 뜻인데, 시상식 같은 데서 주는 것처럼요. 여자한테 하는 말이지만 스스로에 있어서 자기 암시도 있어요.”
가사에서는 여성을 향한 고백이 담겼지만, 한해는 스스로도 ‘올해의 남자’가 되고 싶다며 솔로 데뷔에 포부를 담았다. 이 곡에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 중인 가수 디미너(D.meanor)가 피처링에 참여했는데, 한해는 그와의 특별한 만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가창을 한 친구는 디미너라는 친구인데 유명하지는 않아요. 사실 누구랑 노래를 부를 까 고민을 했더니 회사에서 유명한 사람 위주로 제안을 해주셨어요. 그래도 곡에 어울리는 사람을 못 찾아서, 찾다가 친구 소개로 디미너 노래를 인터넷에서 들어봤어요. 정말 좋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연락을 했죠. 저보다 한 살 동생인데, 같이 타이틀곡 작업하고 너무 좋아서 한 곡 더 했어요. ‘따뜻하게’라는 곡이에요.”

한해는 특히 이번 앨범에 팬텀과 차별점을 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팬텀 세 멤버 중에는 한참 막내인 한해. 그룹 아닌 홀로서기로 자신의 음악적 성장을 평가 받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한다.
“팬텀 음악과는 다른 것을 많이 하고 싶었어요. 힙합, 알앤비, 진짜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었거든요. 팬텀 멤버들과 소통의 문제는 없었지만, 음악 하면서 각자 좋아하는 음악이 다르니까 셋이서 교집합 찾는 게 중요했다면 솔로 앨범에서는 온전히 좋아하는 음악들을 했어요. 이번 앨범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날것들이 많다는 거에요. 팬텀에서는 대중친화적인 음악을 하려다 보니 표현의 제약이 많았어요. 조금 욕이 들어간다든지 하면 필터링도 하고 수정도 했는데, 이번에는 가감 없이 실었어요. 아마 타이틀곡이랑 수록곡 한, 두곡 빼고는 다 심의에 걸릴 거에요. 그렇다고 저속하지는 않은데..(웃음)”
한해는 이번 앨범 전곡에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피처링에는 디미너부터 뉴데이, 어글리덕, 디기리, 루이, 스윙스 등 여러 아티스트들이 참여 해 음악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한해는 평소 친했던 주변 사람들을 위주로 콜라보레이션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 중에도 특히 의미 있는 곡은 ‘넥 브레이커’에요. 어글리덕이라는 친구와 디기리 형님이 피처링을 해주셨어요. 중학교 1, 2학년 때 디기리 형님 앨범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앨범 작업하면서 우연찮게 들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무작정 연락 드렸다가 두 번 거절 당하고 삼고초려 해서.. (웃음) 대표님께도 부탁하고. 정말 의미 있었어요. 형님은 좀 쉬는 타임이 길었는데 형님께서도 본인 걸로 시작하고 싶었는데 제 곡에 피처링을 하자니 망설여지셨던 것 같은데 제가 너무 간곡하게 부탁해서 결국 해주셨어요. (웃음)”
한해는 피처링에서 팬텀 멤버들을 철저히 배제했다. 아무래도 팬텀과 확실히 다른 음악을 하고 싶었고, 정제되지 않은 ‘100% 한해’를 보여 주고 싶기도 했다는 설명. 한해는 “개인 활동을 구축해가고, 팬텀은 팬텀대로 좋은 음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제일 바라는 것은 한해만의 색깔을 갖는 것이 목표에요. 그렇게 하려고 하고 있어요. 색깔이라는 게 목소리를 특이하게 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 가사 안에서 노래를 듣다 보면 어법, 화법이 있잖아요. 저만 할 수 있는 것을 갖고 싶어요. 창작 욕구도 있지만 작곡 보다 일차 목표는 랩퍼로서의 성장이에요.”

한해는 자작곡 작업을 하면서 래퍼로서도 박정현, 주니엘, 버벌진트, 산이-태완, 빅마마 이지영, 김현중 등 여러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하며 실력을 차근차근 쌓아왔다. 하지만 그 이전에 한해 하면 많은 이슈가 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블락비 출신이라는 것. 블락비 원년 멤버였던 한해는 ‘미련은 없나’ 묻자, “이 질문을 가장 많이 듣는 다”며 웃었다.
“미련은 없어요. 정말 잘 하고, 잘 나가고 있죠. ‘후회하지 않나, 부럽지 않나’ 질문을 많이 듣는데, 저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블락비의 음악은 제가 잘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춤도 못 추고, 또래끼리 그 안에서 어울리는 것도 잘 못하거든요. 저는 마음이 맞는 사람과 소수로 다니는 편이라, 아마 저에게 스트레스가 됐을 것 같아요. 돌이켜보니 생각이 드는 거지만, 아무래도 지금 활동을 잘 하고 있지만 제가 그 팀 안에 있었다면 제 개인적으로 창작활동 하는 것이 적었을 것 같아요. 7명에게 균등하게 기회가 가야 하니까. 저는 지금 상황에 만족하고 있어요. 블락비는 블락비 대로 잘 됐으면 해요.”
한해는 이번 활동으로 방송은 물론 음감회와 공연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팬들을 만날 예정. 자신의 음악을 펼칠 기회에 목이 말라있던 한해의 자신감이 보기 좋았다.
“팬들과 함께 쇼케이스도 하고, 파티도 할 거에요. 그렇게 노래하고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즐겁게 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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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