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에서 주전으로, '대타' 오지영의 쿨한 소감 "한 게 없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5.01.29 20: 11

"오늘 점수요? 한 60점. 제가 뭐 한 게 없어가지고요."
도로공사는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GS칼텍스와 원정 경기서 세트 스코어 3-1(25-21, 25-21, 22-25, 38-36)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9연승을 달린 도로공사는 15승 6패(승점 43)로 1위를 지켰고, GS칼텍스는 3연패(6승 15패, 승점 22)에 빠지며 포스트 시즌 진출 희망에 적신호가 켜졌다.
올스타 브레이크전까지 파죽지세의 8연승을 달리던 도로공사는 주전 리베로 김해란의 부상으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경기 전 서남원 감독은 "오지영이 잘해줄 것"이라며 김해란의 '대타'로 나설 오지영에 대한 기대감을 전한 바 있다. 그리고 이날 오지영은 리시브 성공률 66.7%, 디그 22개를 기록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훌륭히 소화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지영은 "경기 전에는 긴장도 하고 부담 많이 가져서 들어갈 때 많이 떨렸는데, 하다보니 아무 생각도 안하고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고 주전으로 출전한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자신의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는 "한 게 없어서 점수를 모르겠다. 실력을 100으로 치면 60점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4세트 매치포인트로 갈 수 있었던 23-22 상황에서 정지윤의 서브를 받아내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한 것이 못내 안타까웠던 오지영은 "정말 많이 떨렸다. 그런걸(부담감) 처음 느끼다보니 엄청나게 흔들렸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고는 "그래도 감독님과 언니들이 어차피 실수한 것이니 잊고 편하게 하라고 해서 마음을 추슬렀다"고 돌아봤다.
불의의 부상으로 팀원 모두, 특히 오지영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던 김해란도 경기 전날 카톡으로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오지영은 "해란 언니가 '네가 있어서 그나마 마음이 편하다'고 하더라. 원래 해란 언니가 무뚝뚝한 성격인데 오늘 경기 나가기 전에 조용히 커피를 내밀어서 감동을 받았다"며 언니의 응원에 보답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창단 이후 첫 우승에 도전하는 도로공사의 막바지 레이스에서 주전으로 나서게 된 부담감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오지영은 "어깨가 정말 무겁다. 시간은 흐르고 경기날은 다가오는데 피하려면 할 수록 더 스트레스 받을 것"이라며 "어차피 모든 사람이 내가 해란 언니보다 떨어진다는 것을 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것만 하고 부딪히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덤덤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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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체=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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