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투수들을 키워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kt 위즈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마운드 구축이다.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모두 백지 상태다. 물론 외국인 투수 3명(옥스프링, 어윈, 시스코)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이를 받쳐줄 투수들의 성장이 절실하다.

조범현 감독도 “피칭을 직접 봐야 한다”며 매일 오전 진행되고 있는 불펜 피칭을 지켜본다. 포수 뒤에서 투수들의 투구 동작을 꼼꼼하게 살피면서 원 포인트 레슨을 진행한다. 29일 진행된 훈련에선 먼저 선발 자원으로 평가되는 엄상백, 이성민, 장시환, 정대현 등이 마운드에 올랐다. 정명원 투수 코치도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뒤에서 선수들을 관찰했다.
전날 조 감독은 이성민의 투구 폼에 대해서 지적 하며 직접 폼을 교정해줬다. 고개가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뒷발을 직접 받치기도 했다. “아직 투구 폼이 왔다 갔다”한다는 게 조 감독의 생각. 조 감독은 투구가 시작되기 전 이성민을 향해 “성민아, 노래 부르면서 해라”라며 긴장감을 덜어줬다.
그리고 이날은 장시환과 심재민을 면밀히 살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직접 교정에 나섰다. 조 감독은 선수들의 옆에 서서 공 하나, 하나를 지켜봤다. 폼이 잘못됐을 때는 직접 시범을 보이거나 선수들의 팔을 잡고 교정해줬다. 선수들이 좋은 공을 던졌을 때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이 다 같은 개수의 공을 던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투구가 완벽히 되지 않았을 때는 계획된 개수보다 더 많은 공을 던지기도 한다. 이날 심재민은 원래 100개의 투구수가 예정돼있었으나 조 감독의 직접 지도를 받으며 120개 정도의 공을 던졌다. 심재민은 “공을 던질 때 팔이 둔하게 나와서 감독님께서 더 임팩트 있게 던지라고 하셨다.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kt는 선발 후보들의 투구 이후엔 좌완 불펜, 우완 사이드암 유형 등으로 조를 나누어 불펜 피칭을 진행했다. 조 감독은 오랫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선수들을 지도했다. 투구를 마친 선수들에게는 “제구에 더 신경을 쓰세요” 등의 조언을 건넸다.
kt 투수들의 일정이 담긴 훈련 스케줄표에는 “1구 1구 집중하라”라는 말이 쓰여 있다. 공 1개를 던질 때도 깊게 생각하고 던지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평소 연습 때 작은 부분 하나도 쉽게 넘어가지 않는 조 감독의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된 문구이기도 하다. 그리고 선수들의 1구, 1구에 자신도 집중하며 젊은 투수들을 키워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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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일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