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손님', 어떻게 '해투' 꺾고 심야예능 자존심 됐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1.30 10: 24

높은 시청률에는 이유가 있다. SBS 심야 예능프로그램 ‘백년손님’이 시청률 10%에 육박하는 기록으로 침체된 지상파 3사 평일 예능프로그램 선두주자로 확 올라섰다.
‘백년손님’은 유명인 사위와 장모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관찰 카메라 형식으로 담는다. 현재 이만기, 이철민, 정성호, 남재현 등이 출연 중이다. 톱 MC들이 즐비한 것도 아니고, 요즘 유행인 아기나 강아지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그야말로 독보적인 시청률을 기록 중.
30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9일 방송된 '백년손님'은 전국 기준 9.1%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6.3%),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2.2%) 등을 제치고 1위를 나타냈다. 현재 평일 심야 예능프로그램이 시청률 6%도 나오기 힘든 상황에서 ‘백년손님’은 10%를 넘을 기세다. 특히 광고 판매 영향을 끼치는 수도권 시청률은 10.5%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최근 2년간 평일 심야 예능프로그램은 ‘시청률 실종’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침체에 빠져 있었다. 시청 방법의 다양화로 인해 심야 시간대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기 때문. 시청률 6%대가 동시간대 1위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 가운데 ‘백년손님’은 일단 보기 시작하면 웃겨서 계속 본다는 무서운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 텃밭인 중장년층은 물론이고 젊은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다. 인터넷에는 “내 남편도 친정에 보내고 싶다”, “이거 은근히 웃기다”라는 호평으로 가득하다. 소위 말하는 '홍보 부채질' 없이도 무서운 웃음 내공으로 안방극장을 지키고 있다.
이 같은 승승장구의 비결에는 사위와 장모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편안한 일상을 보내는 날 것 그대로의 그림이 재밌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인데, 사위와 장모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에서 웃음이 나는 것. 출연자들의 불평불만과 그럼에도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를 챙기며 서운한 감정을 털어내는 현실 그대로의 이야기가 안방극장을 매료시키고 있다. 여기에 제작진이 자막을 통해 일상을 좀 더 즐겁게 만드는 포장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보며 수다를 떠는 김원희, 김일중, 성대현 등의 연예인들의 공감대 자극 역시 맛깔스럽게 구성돼 있다. 주부로서 사위들의 실수를 날카롭게 지적하며 주부 시청자들의 마음을 잘 꿰뚫어보는 진행을 하는 김원희,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허당기 가득한 사위인 김일중과 성대현의 ‘아줌마 수다’는 이 프로그램을 든든히 책임지고 있다.
jmpyo@osen.co.kr
'백년손님'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