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슈퍼주니어의 규현과 비스트의 양요섭이 노래, 춤, 예능에 이어 뮤지컬까지 이젠 완성형 아이돌로 거듭났다. 원래부터 뮤지컬 배우였던 것 마냥 능청스럽게 연기하고 무대를 압도할 정도의 퍼포먼스를 소화했다.
뮤지컬 ‘로빈훗’ 프레스콜이 30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규현, 양요섭, 이건명, 김아선, 박진우, 서영주, 홍경수, 조순창, 서지영 등 주요 배우들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했다.
‘로빈훗’은 독일 뮤지컬 특유의 풍부한 감성과 뛰어난 음악을 기초로 국내 최고의 창작진에 의해 재창작된 뮤지컬로 로빈훗과 필립 왕세자의 혁명을 그린다.

규현과 양요섭이 맡은 역할은 혁명을 완성하는 필립 왕세자. 프랑스에서 머물다 리처드왕의 서거 소식에 귀국해 진정한 지도자로 성장하는 왕세자의 모습을 열연한다. 이날 규현과 양요섭은 아이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공연을 선보였다.
먼저 양요섭은 철없는 필립 왕세자 역을 능청스러운 연기로 소화했다. 양요섭은 앞서 ‘광화문 연가’와 ‘풀하우스’ 등의 작품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답게 무대 위에서 익살스러운 표정연기로 보는 이의 몰입도를 단번에 높였다. 특유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넘버 소화도 안정적이었다. 이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과의 앙상블도 깔끔했다.
양요섭은 필립 연기에 대해 “내가 보기와 다르게 철없는 녀석이 아니다. 그래서 철없는 모습을 연기하는 게 어색하기도 했다”며 “굉장히 힘들었는데 두 필립 선배님들께서 도와주시고 이끌어주시고 어떻게 철이 없어야 하는지 많이 알려준 것 같다. 공연하면서 많이 배우고 공연 모니터링도 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아이돌 중 뮤지컬 배우로서 꽤 입지를 다진 규현도 마찬가지였다. 부드러운 목소리에 힘을 실어 무대를 이끌어갔다.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절망과 절규를 표현, 감정 연기 또한 섬세하게 해나가며 자신만의 필립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규현은 “그래도 나와 요섭이 현역 아이돌이긴 하지만 우리가 나이가 어리지만은 아니다”고 말문을 열며 “10대 아무것도 세상물정 아무것도 모르고 그레고리에게 왕세자 대접만 받는 사람이면 어떨까 고민하고 캐릭터 표현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생각했을 때 실없어 보이고 한심해 보이는 캐릭터를 하려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로빈훗 역의 엄기준은 “요섭 군은 정말 귀엽고 열심히 한다. 규현도 매 작품에서 헌신을 다해 아이돌을 넘어서 뮤지컬 배우로서 손색이 없는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며 “칭찬을 해줘서 아깝지 않을 정도로 예쁘고 착한 친구들이다”고 칭찬했다.
‘로빈훗’의 왕용범 연출도 두 사람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로빈훗’ 무대에 선 양요섭과 규현을 아이돌로 보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왕요범은 “두 사람을 아이돌이라고 생각하고 만난 적이 없다. 규현과 요섭 만큼 필립 역할을 잘 소화할 배우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섭외한 것”이라며 “자칫 흥행을 위한 아이돌 캐스팅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 작품을 보고 판단하면 규현과 요섭군은 뮤지컬 배우로서 공연에 충분히 이바지하고 열심히 하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거다. 뮤지컬 배우로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빈훗’에서 반역자로 모함 받아 궁정에서 축출된 후 필립 왕세자를 왕으로 세우기 위해 힘쓰는 관록의 영웅 로빈훗 역은 유준상, 이건명, 엄기준이, 프랑스에서 머물다 리처드왕의 서거 소식에 귀국해 진정한 지도자로 성장하는 필립 왕세자는 규현, 양요섭, 박성환이, 셔우드 숲 의적의 일원으로 활을 다루는 말괄량이 조이 역은 김여진과 다나가 연기한다.
오는 3월 29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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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