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훈련량이 도움이 될 것이다”.
kt 위즈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32)는 스프링캠프에서 팀의 강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kt 야수들은 매일 2000개 가까운 공을 치고 있는데, 외국인 타자인 마르테 역시 이 훈련을 받고 있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많은 훈련량에 불만을 가질 법도 하지만 마르테는 당연하다는 듯이 공을 치고 있다.
장재중 배터리 코치는 “2002년 이후 이런 용병은 처음 본다. 당시 김성근 감독이 퀸란의 타격 폼을 고치기 위해 데리고 훈련을 시켰었는데, 지금 마르테가 그렇다”며 마르테의 훈련 자세에 대해 칭찬했다. 조범현 감독 역시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자기가 지금까지 스프링캠프에서 쳤던 공을 여기선 하루에 다 친다더라”며 흡족해 했다.

마르테도 지금의 훈련에 만족한다. 마르테는 “스프링캠프 분위기가 좋다. 물론 연습량이 엄청 많지만 선수들이 그 많은 양을 매일 똑같이 반복하고 있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좋다”면서 “나 자신도 그렇게 열심히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도미니카에 있는 친구들한테 이곳의 연습량을 말해주니 다들 놀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르테는 “처음 3일 정도는 굉장히 피곤했다. 연습량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몸에 배여서 전혀 피곤하지도 않고 몸이 강해지는 느낌이다”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무대에서 시작하는 만큼 감회도 새로웠다. 그는 “모든 것이 다 새로워 도전하는 정신이다. 미국에서 처음 계약했을 때 신인 같은 그런 기분이다”라고 밝혔다.
마르테가 한국 무대에서 뛰기로 결정한 것도 새로운 야구를 경험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야구를 해왔다. 이미 (미국 야구를)많이 경험했고 클리블랜드에 있을 때 추신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 야구의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매 경기 최선을 다 하고 승부욕이 강하다는 점이 미국과 달랐다. 또 다른 야구를 경험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kt에서 기회가 왔다”라고 설명했다.
팀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마르테는 “모두 한 가지 목표를 향해 하나가 된 느낌이다. 전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서로 존중하는 모습, 선수들 간에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모습이 좋다”라고 말했다. 선수들과의 사이도 좋다. 마르테는 이미 선수들의 별명을 파악하고 그들의 애칭을 부를 정도. 이대형에게는 ‘슈퍼 소닉’이라고 부르고 다른 선수들의 별명까지 모두 꿰고 연습 도중에 별명으로 선수들을 부른다.
마르테는 자신의 강점으로는 “장거리는 아니지만 중장거리형 파워를 가지고 있다. 최근 3년 간 기록을 보면 타율이 높아졌다. 컨택 능력이 좋아지고 삼진수는 적어졌다. 수비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계속 자신감도 생기고 수비력이 좋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숭용 코치 역시 마르테에 대해 “3할에 20홈런 정도 쳐줄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한 바 있다.
마르테의 경험은 선수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젊은 내야수들은 마르테의 수비를 통해 하나씩 배우고 있다. 마르테 역시 “어린 선수들이 언제든 야구에 대해 물어본다면 가르쳐 주고 싶다. 나에게 도움이 필요하면 기꺼이 도와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도 개인의 기록보단 팀을 먼저 언급했다. 마르테는 “정확한 수치보다는 매일 열심히 뛰고 싶다. 그리고 팀이 승리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마르테는 “우리는 신생팀이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래도 재능이 많은 우수한 선수들도 많고 현재 캠프를 통해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 올 시즌 매 경기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대한 많이 이기도록 노력할 것이다”면서 “멋진 쇼를 보여주겠다”며 팬들에게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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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일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