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리는 비는 원종현을 슬퍼하는 눈물 아닐까."
애리조나 투산은 때 아닌 겨울비가 쏟아붓고 있다. 벌써 이틀 째 내리는 비는 겨울비 치고는 양이 적지 않아 훈련에 지장을 줄 정도다. 31일(이하 한국시간), 그러니까 미국 날짜로는 30일 금요일 밤 만난 김경문 감독은 빗소리를 들으며 이와 같이 탄식했다.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NC 캠프에 비보가 날아든 건 지난 28일. 몸이 좋지 않아 중도귀국했던 투수 원종현이 대장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훈련에만 매진하고 있던 NC 선수단은 기사를 통해 이 소식을 전해듣고 처음에는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수술 결과가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29일 수술을 받았던 원종현은 현재 무사히 깨어나 회복하고 있다. 의료진은 일단 전이가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정확한 결과는 조직검사 후에 밝혀질 전망이다. 이 소식을 접한 선수단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분위기를 수습하고 있다는 게 NC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31일은 NC 다이노스 선수단 휴식일이었다. 김 감독도 오랜만에 코칭스태프와 함께 식사를 갖고 잠시 숨을 돌렸다. 선수단 숙소에서 만난 김 감독은 "종현이가 다행히 수술을 잘 받았다"고 말을 꺼냈다.
원종현 몸이 이상하다는 걸 감지한 김 감독은 곧바로 한국으로 돌아가도록 조치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종현이가 계속 캠프에서 낯빛이 너무 안 좋았다. 자주 피곤해하고, 얼굴도 창백했다. 그리고 불펜에서 던지고 나면 어지럽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서 한국으로 바로 보내 검사를 받도록 했는데 이런 일이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미 NC 구단이 발표한 것처럼 원종현은 이번 시즌 등록선수 명단에 그대로 포함되어 있다. 김 감독은 "지금 중요한 것은 종현이가 다시 건강하게 돌아오는 것이다. 나를 포함해 우리 팀 전원은 무사히 돌아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등록선수에서 빼지 않았다"고 했다.
김 감독이 바라는 건 원종현이 등 뒤에 여러사람이 있다는 걸 생각하고 치료에만 전념하는 것이다. 김 감독은 "종현이 등 뒤에는 가족들만 있는 게 아니다.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 NC 구단 사람, 그리고 야구 팬들 모두가 무사히 회복해서 돌아오기만을 기도하고 있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원종현의 이탈은 NC에서 필승조 불펜투수 한 명이 빠진 것 이상의 충격이다. 지금 NC는 한 마음 한 뜻으로 원종현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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