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
[OSEN=이슈팀] 한국 축구가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대망의 결승전이 바로 오늘,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킥오프한다. 그야말로 한국 축구의 역사가 달린 한 판 승부이기에 모이는 관심도 쏠리는 시선도 뜨겁다. 개최국 호주의 안방에서 역사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가, 한국 축구라는 한 권의 책에 새로운 페이지를 쓸 수 있을 것인가.
▲ 27, 55, 그리고 1

27년 만의 결승 진출이다. 지난 4강전에서 이라크를 2-0으로 완파한 슈틸리케호는 1988년 카타르 대회 이후 무려 27년 만의 결승행이라는 쾌거를 올렸다. 우승은 더하다. 결승전에서 우승할 경우 1956년 홍콩 대회-1960년 서울 대회 이후 55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셈이다.
27과 55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는 크다. 첫 대회였던 1956년 홍콩 대회와 그 다음 1960년 서울 대회는 모두 4개국이 참가해 조별리그 방식으로 본선을 치러 토너먼트 없이 우승팀을 가렸다. 27년 전, 마지막으로 결승에 진출했던 1988년 카타르 대회 때도 참가국은 10개국에 불과했다. 토너먼트 역시 8강전 없이 4강전부터 진행되는 방식이었다.
8강전이 치러지기 시작한 것은 1996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 때부터였다. 사실상 2000년대가 되어서야 8강 토너먼트 체제의 아시안컵이 완성됐고, 본격적으로 아시아의 패권을 다투는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 2000년대 이후에만 3번 결승에 올라 모두 우승을 차지한 것에 비해 번번히 3위에 머물러야했던 한국의 아쉬움이 더욱 큰 이유다.
이번 도전은 한국 축구가 2000년대 이후 처음으로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월드컵 8회 연속 본선 진출과 역대 아시아 국가 중 월드컵 본선 최고 성적인 4강 진출의 쾌거를 자랑하는 한국 축구가 아시아 무대를 제대로 한 번 제패할 첫 번째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 다시 성사된 '리턴매치' 그리고 도전
한국 축구계 전체가 간절하게 바라는 우승의 길목에서 만나게 된 팀은 개최국 호주의 '사커루' 군단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구면이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다.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이미 한 번 격돌한 한국과 호주는 결승전에서 다시 격돌할 순간을 향해 토너먼트 레이스를 헤쳐왔다.
조별리그 최종전 당시 한국에 1-0으로 패한 호주는 두 번째 대결에서 지지 않는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개최국으로서 결승에 올라 성공적인 경기를 했고 이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준결승전까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안방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지난 한국전에 부상으로 결장한 마일 제디낙도 "내게는 이기는 것이 모든 것을 의미한다. 홈에서 승리는 더욱 달콤할 것"이라며 승리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한국도 자신감이 넘치는 상황이다. 조별리그 당시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오만과 쿠웨이트에 1-0이라는 스코어로 힘겨운 승리를 기록하며 부진 논란에 시달렸던 슈틸리케호는 호주전 승리를 계기로 순풍에 돛을 달았다. 다시 만나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사기가 하늘을 찌르는 슈틸리케호가 또 하나의 기록에 욕심을 내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무실점 전승 우승'이다. 역대 아시안컵에서 나온 처음이자 마지막 무실점 전승 우승 기록은 1976년 대회의 이란이 가지고 있다. 당시 이란은 6개 팀이 출전한 가운데 4경기 13골(조별리그 예멘전에서 8-0으로 승리했기에 가능한 스코어였다) 0실점으로 우승한 바 있다. 기록에 대한 집착은 경기를 망칠 수 있지만, 우승을 우선시하면서 '보너스'로 새 기록 하나를 더 쓸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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