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정글’ 빵빵 터진 자막, 겹치기 논란도 예능답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1.31 10: 20

물론 발생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미 물이 엎질러졌다면 이 물로 바닥을 닦기라도 해야 한다. ‘정글의 법칙’이 예능은 예능답게 논란도 웃음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배우 손호준의 겹치기 논란을 피하지 않고 자막에 삽입하며 출연자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논란을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했다.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은 지난 30일 우정 생존이라는 주제로 떠난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 첫 번째 이야기를 방송했다. 남태평양 팔라우에서 스타들이 둘씩 짝을 지어 생존을 하는 과정을 담는 구성.
사실 이 프로그램이 우정 생존 이야기 첫 방송에 앞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예상 못한 겹치기 논란이었다. 바로 지난 해 이미 촬영을 마친 손호준이 tvN ‘삼시세끼’에 고정 출연하면서 동시간대에 손호준이 두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상황이 됐다. 이미 촬영을 마친 ‘정글의 법칙’으로서는 참 당황스러운 일이었고, 장근석의 하차로 경황이 없었던 ‘삼시세끼’로서는 참 미안하게 된 일이었다.

결국 일부에서 동시간대 한꺼번에 출연하는 일은 상도의가 어긋난다며 논란이 일었고, ‘삼시세끼’ 측은 미안한 마음을 표출했다. ‘정글의 법칙’ 측은 의도하지 않게 비난의 중심에 있었던 손호준을 감싸며 안타까워했다. 이 가운데 첫 방송은 ‘정글의 법칙’이 논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것을 알려주는 동시에 괜히 마음고생을 했을 손호준을 배려하는 자막이 눈에 띄었다. 사실 겹치기 논란은 손호준을 두고 제작진끼리 신경전을 벌인 것도 아니었다. 단순한 실수였다.
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제작진은 이 같은 문제를 예능적인 재미로 풀었다. 제작진은 손호준의 장면에 “그런데 삼시세끼는 잘 먹었니”, “큼지막한 캐리어의 주인공은 금요일의 남자” 등의 자막을 삽입했다. 이 자막은 논란도 예능 작법으로 활용하는 제작진의 재치 있는 선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자막으로 웃음을 형성하고 나니 논란의 상쇄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사실 ‘정글의 법칙’은 방송 전 제작발표회에서도 논란을 유쾌하게 풀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영준 PD는 “손호준 씨는 잘못이 없다. 어떻게 의사소통이 잘 안돼서 이런 일이 생겼다”라고 배려한 후 “손호준 씨가 ‘삼시세끼’, ‘정글의 법칙’ 출연 모습이 다를 거다. 결정적으로 우린 세 끼를 다 못 먹는다”라고 농담했다. 또한 함께 정글에 가고 싶은 스타로 차승원과 유해진을 꼽으며 난처한 상황을 돌파한 바 있다. 그리고 제작진은 방송에서 또 한 번 웃음 장치로 활용하며 논란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갔다.
한편 ‘정글의 법칙’은 우정 생존 첫 방송에서 출연자들의 개성 강한 성격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조합이 재미를 선사하며 동시간대 1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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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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