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슈팀] 27년만의 아시안컵 결승행을 기뻐하면서도 또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한국 축구의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준결승서 이라크를 2-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88년 이후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서 "27년 만에 결승에 진출하며 한국 축구에 큰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면서 "분명한 건 이번 대회서 우승을 하더라도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의 일문일답.
-준결승전은 1차전과 비교해 어땠나.
▲대회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훨씬 더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팀 규율도 잘 잡혀갔다. 한국 문화의 영향을 받아 한국 선수들이 이러한 부분에 강점을 보인다. 오늘 경기는 기술적으로 많은 어려움도 있었고, 쉽게 볼을 빼앗기고 패스미스, 컨트롤 등 난조가 있었다. 우리 팀엔 남태희처럼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A매치 10경기 정도 뛴 선수가 있는 반면 차두리, 기성용과 같은 경험 있는 선수들도 공존한다. 이런 선수들이 볼을 잡으면 침착하고 안정적으로 플레이 할 수 있다. 결승에서 우승하려면 많은 부분이 발전해야 한다.
-이라크보다 하루 더 휴식을 취했다. 부상 선수가 2명 있는 상황서 얼마나 팀에 중요했나.
▲대회서 상당히 중요한 2경기가 있었다. 첫 번째는 호주전이었다. 대회 개최국으로서는 정당한 방법이다. 본인들이 쉽고 수월하게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호주전서 이기면서 호주에 세팅이 되었던 걸 우리가 가져가면서 하루를 더 쉬고 일정상의 유리함을 가져왔다. 어제만 해도 경기장에 들어온 선수들이 100% 컨디션을 발휘할 것이라 굳건한 확신은 없었다. 오늘 경기가 두 번째로 중요했다. 27년 만에 결승에 진출하며 한국 축구에 큰 의미가 있었다. 분명한 건 이번 대회서 우승을 하더라도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앞으로도 이 점을 염두해둬야 한다.
-대회 세트피스 첫 골이다. 어떻게 준비했나.
▲반복적으로 세트피스 훈련을 해왔다. 문제는 볼을 올려주는 선수가 제대로 올리지 못하면 문전서 좋은 움직임을 가져가도 득점 기회를 못 만든다. 오늘은 볼이 제대로 올라와 골로 이어졌다. 이라크의 비디오 미팅을 가졌는데 8강서 2골을 세트피스로 먹혔다. 장신 수비수가 있었음에도 이해가 잘되지는 않지만 비디오 미팅과 함께 볼도 잘 올라와서 골을 넣었다. 두 번째 골도 세트피스 이후 장면에서 나왔다. 이전 경기에선 세트피스가 잘되지 않았지만 오늘은 잘됐다.
-4강서 어떤 팀이 결승에 올라올 것 같나.
▲의심의 여지도 없이 호주가 올라올 것 같다. 호주가 이번 대회서 전술적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잘 준비되어 있는 팀이다. 개개인마다 무슨 역할을 해야하는지, 전술적으로도 상당히 훌륭한 팀이다. 호주 오픈서 페더러가 준결승 혹은 결승서 올라갈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변수는 항상 있을 수 있다.
-남은 경기서 무실점, 전승행진 가능한가.
▲그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한편으로는 오늘 경기 전에도 실점을 할 수도 있다라는 것에 대해 사전 논의를 했다. 그것에 대한 주의를 줬다. 여태껏 실점을 한 적이 없어 당황할 수도 있고 경기에 질 수도 있다는 부담감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대응 능력을 키우는 많은 주문을 했다. 앞으로도 1~2년간 무실점을 할 수는 없지만 실점을 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한국 대표팀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높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어떻게 컨트롤 할 것인가.
▲국내서 출발했을 때 아시아권 3위인 채로 대회에 임했다. 1차적인 목표는 3위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1차 목표를 달성해서 우리가 많은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는 상황이다. 소기의 목적을 어느정도 달성했다. 결승에 진출해서 우승을 하려고 최선을 다하겠지만 우리의 랭킹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둬 어느 정도의 목표는 달성했다.
-한국 축구가 많은 발전을 해야할 것이라 얘기했다. 앞서 호주를 꺾은 것이 결승서 얼마나 자신감으로 이어질 것 같나.
▲호주가 3차전서 어떤 라인업으로 경기를 했는지 기억하나. 제디낙, 레키, 케이힐, 크루즈 등 핵심 선수들이 모두 빠진 상태서 싸웠다. 냉정하게 이번 경기는 다르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지금까지 보여준 그대로의 모습, 정신적인 모습 등을 잘 준비해야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3차전과 결승전은 다를 것이다. 현실적으로 인지하고 잘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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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