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0%대를 달리던 종합편성채널(JTBC, TV조선, 채널A, MBN)이 이젠 지상파를 위협할 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종편 심야예능프로그램들이 동시간대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보다 높은 시청률을 나타낼 정도다.
종편 출범 때만 하더라도 ‘과연 잘될까’라는 우려도 있었고 무시를 당하기도 했다. 당시 방송된 프로그램들은 말 그대로 ‘굴욕’의 시청률을 맛봤다. 말하기조차 민망한 시청률을 기록, 대중의 무관심이 계속될 줄만 알았다. 그러나 종편 방송사들은 각자의 색깔을 구축하면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지상파와는 다른 전략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 TV 주시청자층이 50대 이상인 것을 반영해 떼토크, 인포테인먼트 등 이들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종편이 0%대의 시청률에서 벗어났다.

2049세대를 지향하는 JTBC는 좀 더 젊은 층의 시청자들을 공략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다. ‘히든싱어’, ‘비정상회담’,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마녀사냥’ 등을 제작, 시청률과 화제성을 다 잡았다. ‘히든싱어’는 시청률 8%를 기록하며 지상파와의 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예능깡패라 불리는 ‘비정상회담’은 지난해 9월 15일 방송이 4.964%(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4.6%, 전국방송가구 기준)를 제치기도 했다.
특히 수요일 종편 예능프로그램 시청률은 지상파 프로그램들을 위태롭게 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JTBC ‘유자식 상팔자’, TV조선 ‘강적들’, MBN ‘나는 자연인이다’가 수요일 오후 10시~11시대 시청률 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 지난 28일 방송된 ‘유자식 상팔자’는 5.631%, ‘강적들’은 5.659%, MBN ‘나는 자연인이다’는 5.388%를 나타냈다.
‘유자식 상팔자’와 ‘나는 자연인이다’는 동시간대 방송되는 지상파 3사 드라마와의 경쟁에도 크게 밀리지 않고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적들’도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7.2%)에만 뒤졌을 뿐, KBS 2TV ‘투명인간’(2.7%)을 앞서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2위를 차지했다.
금요일 심야도 마찬가지다. TV조선 ‘애정통일 남남북녀’와 MBN ‘아궁이’는 4%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케이블과 금요일 밤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30일 방송된 ‘남남북녀’는 4.190%, ‘아궁이’는 4.915%를 나타냈다. ‘아궁이’는 동시간대 KBS 2TV ‘용감한 가족’(4.9%)와 비슷한 시청률을 보였다.
굴욕의 0%대 시청률은 지금을 위한 과정의 일부분이었을 뿐이었다. 종편 방송사들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각자의 특색을 찾았다.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는 장르, 소재를 정확하게 파악한 콘텐츠들을 생산, 결국 지상파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가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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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TV조선, 채널A, MB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