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여 명의 붉은 함성은 대규모의 노란 물결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메아리쳤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결승서 호주와 연장 혈투 끝에 1-2로 석패했다. 이로써 지난 1988년 이후 27년 만에 결승에 올랐던 한국은 55년 만의 정상 탈환에 한 계단을 남겨두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총 8만 3500명의 대규모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에 7만 6385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이날 붉은악마가 호주 한인회로부터 전달 받은 결승전 관람 교민 수는 1만여 명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붉은악마 23명이 가세해 힘을 보탰다. 호주는 6만여 명의 대규모 팬들을 동원했다.

호주 팬들은 킥오프 2~3시간 전부터 경기장 외곽을 점령했다. 그간 봐왔던 규모와는 차원이 달랐다. 사상 첫 아시안컵 우승을 기원하는 팬들의 염원은 남달랐다.
한국도 이에 뒤지지 않았다. 교민 1만여 명에 붉은악마가 가세했다. 슈틸리케호는 이번 대회 내내 교민들의 응원 덕을 톡톡히 봤다. 그들은 한국의 경기가 열릴 때마다 대규모로 경기장을 찾아와 열띤 환호와 응원을 보냈다. 덕분에 한국도 5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결승까지 올랐다.
결승전도 다르지 않았다. 1만여 명의 붉은 함성은 6만 노란 물결에도 굴하지 않았다. '대~한민국!'과 '오~필승코리아!'를 외치며 태극전사들을 끝까지 응원했다. 꽹과리와 징, 북 등 익숙한 응원 도구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호주 팬들의 야유에는 '한국!'을 연호하며 맞대응했다.
1만여 명의 또 다른 붉은 전사들은 '패자'가 아닌 '승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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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