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결승] 멍한 수비진, 울어버린 김진수와 한국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5.01.31 20: 28

그저 바라만 봤다. 그렇게 호주의 우승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서 열린 호주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1-2로 석패했다. 1988년 대회 이후 27년 만에 결승 무대에 진출한 한국은 이날 패배로 1960년 우승 이후 55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이 좌절됐다.
승부는 단 한 장면에서 갈렸다. 마지막 호주의 결승골 장면이었다. 55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 한국이었지만 홈팀 호주의 의지가 더 강해보였다. 

교체 투입된 호주 토미 주리치는 끝까지 한국 진영을 파고들며 호시탐탐 득점 기회를 노렸다. 주리치는 골라인까지 돌파를 시도하며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를 상대로 맞대결을 펼친 것은 김진수. 공격과 수비에서 많은 활동량을 보였던 김진수는 집중력을 전혀 잃지 않았다.
끝까지 주리치의 움직임을 봉쇄하는 김진수와 비교해 다른 수비수들은 그 장면을 지켜봤다. 직접 슈팅을 시도할 수 있는 장소도 아니었다. 돌파를 시도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수비수들은 달려들지 않았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모습으로 보였지만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했다.
김진수와 맞대결서 끝까지 볼을 따낸 주리치는 그를 돌아서며 문전으로 달려들었다. 이와 함께 공격에 가담한 호주 선수들은 문전으로 집중했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적극성을 더한 호주는 주리치의 크로스를 한국 골키퍼 김진현이 쳐낸 게 정면으로 향하자 달려들던 제임스 트로이시가 노마크 상태서 결승골로 마무리했다.
실점 후 김진수는 그대로 그라운드를 치며 아쉬운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김진수였기 때문에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돌파를 허용한 김진수의 자책감은 클 수밖에 없었고 수비진의 마지막 집중력 부족으로 인해 반세기만의 정상 도전은 실패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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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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