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결승] 기성용, "3위, 2위, 이제 다음은 1위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5.01.31 22: 23

"4년 전 3위, 이번에 2위, 다음은 1위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전 호주와 경기서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1-2로 석패했다. 1988년 대회 이후 27년 만에 결승 무대에 진출한 한국은 이날 패배로 1960년 우승 이후 55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이 좌절됐다.
누구보다 허탈한 이는 선수들이었다. 경기 후 '캡틴' 기성용은 "선수들에게 고맙다. 대회 전에 공격수들의 부상, 대회 중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걱정 많았지만 새 선수들이 잘 채워줬다. 이들의 노력으로 팀이 힘을 받았다"며 "보완해야 할 점, 발전해야 할 점도 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대회를 돌아봤다.

"월드컵과 아시안컵은 비교할 수 없지만 브라질에서는 실망만 안겨 드렸으니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다짐했다. 이것이 무실점 경기로 이어졌다"고 이야기한 기성용은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마음가짐과 태도가 모두 바뀌었다"고 이번 대회에서 얻은 소득을 이야기했다.
기성용 개인적으로도 많은 것을 얻은 대회였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찬 기성용은 리더십과 경기력 양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활약을 펼쳤다. 기성용은 "친구들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게 되며 친구들 몫까지 해야하는 부담감이 더욱 커졌다. (차)두리형, (곽)태휘형이 많이 도와줬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도 모두 최선을 다해줬다. 선수들과 정이 많이 들었다. (이)정협이에게도 고맙다. 첫 대표팀이었는데도 골 넣고 잘 해줘서 고맙다"고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정말 아쉽다. 그러나 최선을 다했다"고 곱씹은 기성용은 이제 소속팀 스완지 시티로 돌아가야 한다. 이번 대회에 임하기 전부터도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많은 우려를 모았던 기성용은 "그렇지 않아도 감독이 다음 경기 준비하라고 연락이 왔다"며 웃었다. "경기에 나서고, 감독이 찾는 것은 좋은 일이다. 물론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긴 하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다. 하지만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영국에서부터 걱정이 많았다. 시차 적응에 대한 것들, 그리고 영국에서 몸상태가 100%가 아니었던 것에 대한 걱정이다. 경기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했다"고 털어놓은 기성용은 "몸상태가 100%가 아닐 때 어떻게 경기해야 하는지 배웠다. 4년 전 3위했고, 이번에 2위를 했으니 다음에는 1위를 할 것"이라며 2019 아시안컵 우승을 다짐했다. 쓰지만 값진 준우승이 기성용에게 남긴 교훈이자 목표였다.
한편,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에 대해서는 "(은퇴가)아쉽다. 셀틱에서 같이 생활했었고, 많이 의지하며 지냈다. 특별한 선배다. 우승으로 선물을 해주지 못해 아쉽다"고 이야기한 후 "다음 A매치 때에 성대한 은퇴식을 치러 줬으면 좋겠다. 그럴 자격이 있는 선수"라고 믿음과 애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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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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