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진한 아쉬움, "(차)두리형에게 죄송"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1.31 22: 43

득점포를 신고했지만 만족감은 없었다. 오히려 국가대표팀에서 은퇴를 결정한 차두리(서울)에 대한 죄송함뿐이었다.
손흥민이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31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호주와 결승전에서 0-1로 지고 있던 후반 46분 득점포를 신고하며 한국을 위기에서 구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한국은 연장전에 결승골을 내줘 1-2로 패배, 우승컵을 호주에 내주고 말았다.
모두가 아쉬웠지만 손흥민은 눈물을 터트릴 정도로 아쉬워했다. 경기 후 만난 손흥민은 "선수들 모두 똑같았을 것 같다. 많이 아쉽다. 일단 많은 축구팬들에게 죄송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차)두리형께 더 죄송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런부분에 있어서 많이 아쉽다"고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일단 우리가 찬스는 전반전에 많았다고 생각한다. (곽)태휘형 헤딩이나, 내 발리슛 등 그런 부분에 있어서 결정력이 좀 아쉬웠다. 호주가 넘어와서 한 번에 잘 풀린 플레이로 한 골을 넣었다. 그런 부분에서 분위기가 넘어갔다. 후반 막판에 다 같이 만든 골로 따라 갔는데, 그런 부분에서 상당히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뿐만 아니라 대회 전체에 대한 아쉬움도 강했다. 손흥민은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계속 100% 컨디션은 아니었다. 감기에도 걸리고, 감기에서 회복하는 시간이 걸리고, 회복해서 돌아오니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편안한 몸이 없었고, 정말 매 시간 타박과 그런 걸로 싸움의 시간을 보냈다.물론 그런 것은 선수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자신이 결승전에서 골을 넣었다는 것을 다시 떠올리지 않았다. 어차피 진 경기였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지금에 와서 누가 골을 넣고 누가 어시스트를 했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손흥민은 "당연히 골을 넣으면 좋겠지만 결승전에서 진 것이고, 설명하기보다는 아쉬움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다시 되돌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오히려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결승전에서 120분 동안 정말 쥐나는 모습, 아픈 모습 보여주고도 한 발 한 발 뛰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 '내가 조금 더 좋은 역할을 했다면...'하는 아쉬움이 든다. 결승까지 오면서 부상 선수도 많았다. (이)청용이형과 (구)자철이형이 심각한 부상으로 나가게 됐다"고 아쉬움을 다시 강조했다.
아시안컵은 끝났지만 아직 손흥민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의 대표팀 경력은 끝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전체적인 부분을 모두 개선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아직 부족하다.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전체적인 면에서 우리는 어린 선수들이고 충분히 경험을 쌓아서 다음 대회를 잘 준비해야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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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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