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연애중’을 보고 있으면 남자든, 여자든 절로 미소를 짓게 되고 웃게 된다. 남자 시청자들은 가상연인 정은지와 데이트를 하는 느낌 때문에, 여자 시청자들은 남자 MC들이 정은지와 가상현실 연애를 하면서 보이는 반응들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JTBC ‘나홀로 연애중’에서는 MC 성시경, 김민종, 게스트 2AM의 정진운과 크로스진의 신이 가상연인 에이핑크의 정은지와 가상현실 연애를 즐기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나홀로 연애중’은 VCR속 여성과의 가상현실 데이트를 통해 여성의 심리를 알아보는 프로그램. 2012년 방송돼 참신한 기획으로 화제가 됐던 JTBC ‘상상연애대전’의 리부트 버전. 일본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연상케 하는 예능이다. 말 그대로 오프라인이 아닌 영상을 통해서만 여성과의 데이트가 가능하다.

방법은 이렇다. 가상연인과의 첫 만남부터 연애를 시작하기까지, 그리고 연애 시작 후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연애돌발 상황이 벌어지면 선택지가 주어지고 선택의 기로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게 답안을 택하면 된다. 특히 가상현실 여자친구가 선택한 답안에 따라 호감도 점수를 책정해 ‘가장 호감도가 높은 남자’가 선정된다.
가상현실 연애에 나선 성시경과 김민종, 정진운, 신은 정은지와 영상으로만 데이트를 하는데도 놀랄만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의 반응이 프로그램의 재미 포인트. 그간 연애 또는 가상연애 관련 예능들이 많았지만 ‘나홀로 연애중’과 같이 여성과 직접 만나 스킨십을 하는 게 불가능한 예능은 처음이기 때문에 출연진의 반응은 꽤 신선했다.

‘나홀로 연애중’은 영상으로만 연애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이용자와 같은 반응을 볼 수 있다. 실제 여자친구가 아니지만 마치 연애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줘 출연자들이 설레기도 하고 행복해하는 모습도 보이는 등 마치 게임에 몰두한 ‘덕후(오타쿠)’ 같았다. 오프라인으로 만나지도 않았는데도 연애하는 듯한 반응이 그런 생각을 들게 했다.
성시경, 김민종, 정진운, 신은 가상현실룸에 홀로 들어가 정은지와의 데이트를 시작했다. 영상 속에서 동창회에 나타난 정은지가 손을 흔들자 남자들이 화면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인사했다. 성시경은 “이렇게 행복해하면 안되는데 왜 이렇게 좋냐”며 민망해했다.
이들의 몰입도는 엄청났다. 정은지가 화면 속에 있어도 금방 상황에 몰입해 정은지의 친한 남자 육성재가 등장하자 질투했고 성시경은 정은지와 듀엣으로 노래까지 부르며 즐거워했다. 성시경은 추워하는 정은지에게 직접 자신의 코트를 준 것도 아닌데도 코트를 입은 정은지가 좋아하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타 연애 관련 예능처럼 리얼한 면은 없었지만 가상현실 연애라는 독특한 포맷 속에서 남자 출연자들의 반응만으로 충분히 재미를 선사했다. 무엇보다 연애 관련 예능에서 나의 스타가 다른 이성 연예인과 데이트를 하면 질투를 하는 등 불편한 감정이 생기지만 ‘나홀로 연애중’에서는 그런 감정을 전혀 느끼지 않아도 된다. 남자 출연자들도 시청자들과 똑같이 가상연인을 만날 수 없고 시청자들도 출연자처럼 가상연인과 선택지 답안을 고르며 연애할 수 있는 재미도 있다.
‘덕후’의 냄새가 강력하게 풍기는 ‘나홀로 연애중’. 신선한 포맷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며 묘하게 중독성까지 불러일으켜 다음 데이트를 궁금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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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나홀로 연애중’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