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원종현(28)의 야구인생은 인간승리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 LG 트윈스로부터 방출을 당했던 원종현은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2011년 NC 문을 두드렸고, 결국 작년에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거듭났다. 특히 LG와 벌인 준 플레이오프에서 원종현은 최고구속 155km/h를 전광판에 찍으면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그랬던 원종현이지만 지난 달 28일(이하 한국시간) 갑작스러운 대장암 투병 소식이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이제 1군에서 힘겹게 꽃을 피웠던 원종현이었기 때문에 그를 기다리는 팬들의 간절한 기도가 이어지고 있다.
NC 선수들도 원종현을 기다리며 모자에 번호를 새기기로 했다. 보통 팀에서 부상선수가 나오면 그 선수의 등번호를 적어 빠른 복귀를 기원한다. 그런데 1일 투산 에넥스 필드에 등장한 NC 선수들은 '155'가 적힌 모자를 쓰고 있었다. NC 구단 관계자는 "오늘부터 155를 모자에 쓰고 훈련하자고 선수단끼리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155는 원종현이 LG과 가진 경기에서 던졌던 최고구속이다. 시즌 때 원종현은 최고구속 150km/h 정도였는데, 친정팀인 LG와 경기를 하면서 온 힘을 다해 155km/h까지 던졌다. 주장 이종욱을 비롯한 선수들은 흔한 등번호보다 원종현의 투지를 상징하는 155를 모자에 쓰기로 결정했다. 무사히 복귀해 다시 155km/h를 던져 달라는 NC 선수단의 한마음이 담겼다.
이제까지 NC 선수단은 모자에 등번호를 새길 일이 별로 없었다. NC 구단 관계자는 "작년 8월 손시헌 선수가 부상을 당했을 때 13번을 새기긴 했었는데 (155를) 모자에 쓰는 건 아마 두 번째 인것 같다"고 말했다. NC 선수단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원종현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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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애리조나)=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