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축구는 유독 아시안컵 우승과는 인연이 없는 것일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전 호주와 경기서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1-2로 석패했다. 0-1로 뒤지던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져 연장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한국은 연장 전반 15분 트로이시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한국은 잘 싸웠다. 하지만 결과는 아쉽다. 한국의 최근 우승은 지난 1960년 한국대회가 마지막이었다. 무려 27년 만에 결승에 오른 한국은 아시안컵에 얽힌 모든 징크스를 시원하게 풀어주리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한국은 최근 4회 오른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모두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35년 전 한국은 조별리그서 이겼던 주최국과 결승에서 다시 만나 패한 적이 있다. 한국은 지난 1980년 쿠웨이트에서 열렸던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에 그쳤다. 개최국인 쿠웨이트와 결승전에서 0-3으로 패했다. 2골을 터트린 알 다킬과 카람에게 득점포를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하지만 당시 한국은 우승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이미 예선에서 쿠웨이트를 꺾었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본선 진출 10개국을 2개조로 나눠 리그 전후 4강 토너먼트를 펼치는 대회였던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3차전서 쿠웨이트를 만났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1-1 무승부, 카타르에는 2-0으로 승리하며 1승 1무를 기록하고 있었다.
3차전서 한국은 2골을 터트린 최순호와 황석근의 활약으로 3-0의 완승을 챙겼다. 분위기를 한 껏 끌어 올린 한국은 조별리그 4차전서 UAE에 4-1의 완승을 거두며 4강에 나섰다. 4강전에서 한국은 북한을 맞아 2-1로 승리했다. 정해원의 2골로 승리했다. 그 결과 결승에 나서며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홈팀의 텃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0-3으로 패했다.

이번 대회도 똑같았다. 한국은 같이 A조에 속한 호주와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만났다. 이정협의 결승골이 터진 한국은 1-0으로 승리해 A조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결승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호주를 다시 만나도 이기리라는 기대감이 대단했다.
한국은 잘 싸웠다. 연장전 마지막 순간까지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했다. 하지만 홈 관중들의 일방적 성원을 등에 업은 호주를 넘지 못했다. 한국의 아시안컵 악몽은 35년이 넘도록 끝내 깨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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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캐슬(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