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 김진수, "두리형한테 우승 선물하고 싶었는데"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5.02.01 19: 18

"제 실수로 우승은 못했지만 (차)두리형은 착하니까 용서해주실 거에요."
김진수(호펜하임)는 연신 '내 실수였다'는 말을 반복했다. 55년 만의 우승을 두고 치른 마지막 결전에서 자신의 실수로 호주에 결승골을 내줬다는 생각이 김진수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31일 막을 내린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27년 만의 결승 진출에 이어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한 슈틸리케호는 이날 인천공항 밀레니엄 광장에서 귀국 환영식 행사를 갖고 해산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소집된 23명의 선수 가운데 부상으로 먼저 돌아온 이청용(볼튼)과 구자철(마인츠). 중동 리거인 남태희(레퀴야), 이명주(알 아인)는 조만간 정규리그가 재개됨에 따라 시드니에서 곧장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정성룡(수원 삼성)과 한교원(전북 현대) 역시 소속팀의 전지훈련지로 이동해 이날 환영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환영식 행사가 끝난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나선 김진수는 "여러 가지로 많이 배우고, 마지막 경기를 통해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배웠다.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실점 장면에서 가장 큰 실수를 했다. 상황 판단이 제대로 안됐고, 끝나고 그 장면을 몇 번이나 돌려봤지만 내 실수였다"고 호주전 실점 장면을 곱씹었다.
조별리그 때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김진수는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조별리그 끝날 때 쯤 몸상태가 점점 좋아졌다.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아시안컵은 내 인생 첫 메이저대회였다. 잊을 수 없는 실점도 했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 생각하고 독일에서 (손)흥민이만큼 열심히 잘 해서 한국인으로서, 한국 선수로서 입지를 다지겠다. 이제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한편,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차두리(FC서울)에게 전할 말이 없냐는 질문에 김진수는 머쓱하게 웃었다. "죄송합니다, 두리형"이라고 말문을 뗀 김진수는 "두리형에게 마지막 경기 선물로 우승을 드리고 싶었는데 내 실수로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두리형은 착하니까 용서해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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