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미래, 화성의 땀방울이 만든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02.02 13: 14

넥센 히어로즈가 지난해부터 달라진 점은 2군 구장이 경기도 화성시로 옮겼다는 점이다.
전라남도 강진에 위치해 있던 2군이 화성으로 옮기면서 1,2군 엔트리를 쉽게 바꿀 수 있고 재활 선수들이 목동 외에도 쉽게 출퇴근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 지난해 말에는 실내연습장까지 생기면서 화성야구장이 제대로 면모를 갖췄다. 이곳에서 넥센의 미래가 쑥쑥 크고 있다.
넥센 2군은 투수조가 3일, 야수조가 6일 대만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넥센은 2013년부터 2군도 따뜻한 해외로 캠프를 보내고 있다. 그 만큼 육성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의미. 특히 한정된 재정 속에서 최근 서건창, 문우람, 한현희, 조상우 등 '키워쓰기'가 빛을 발하고 있는 넥센에 있어 더없이 필요한 것이 2군이다. 넥센은 올해 창단 후 가장 많은 23명의 신인·신고선수를 뽑았다.

1일 투수조가 대만에 가기 전 마지막 화성 훈련을 가졌다. 화성구장에서 만난 김성갑 넥센 2군 감독은 "대만에 가는 선수들은 올 시즌 퓨처스에서 긴요하게 기용할 선수들이다. 하지만 당장 기술적인 훈련보다 장기적인 몸 만들기가 중요한 선수들은 화성에서 체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 2군의 특징은 유쾌한 분위기. 김 감독은 "2군은 밝아야 한다. 항상 분위기가 건강한 것이 좋다. 1군에 올라갔다 금방 내려오거나 아픈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 많은 것이 2군인데 한 명이 우울하면 금방 전염된다. 그래서 항상 밝게 만들려고 하는데 올해 특히 백승룡, 안태영 등 고참급 선수들이 먼저 열심히 해줘서 어린 선수들이 잘 따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1군 팀당 경기가 144경기로 늘어나는 가운데 2군의 중요성 자체가 점차 커지고 있다. 김 감독은 "베스트 라인업은 각팀이 다 비슷하다. 경기수가 늘어날 수록 중요해지는 것은 팀 전체의 실력이다. 주전 선수들이 지쳤을 때 백업이 얼마나 준비돼 있느냐가 팀을 좌우할 수 있다"며 '텃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선택한 방법은 '기본부터'다. 현재 2군 선수들은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고등학교 때까지 해오던 것을 버리고 기본부터 다시 배우며 착실하게 커가고 있다. 채종국 수비코치는 "안되던 형들이 기본부터 다지면서 되는 것을 보면 어린 선수들도 따라한다"며 "1군이 실전이라면 이곳은 선수들을 만들어내야 하는 공장"이라고 말했다.
넥센 선수들이 MVP 인터뷰 도중 종종 하는 말이 "열심히 하는 것은 다들 하는 일이다. 프로는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김성갑 감독이 선수들에게 매일 같이 해주는 조언이다. 김 감독의 바람은 2군의 아픔을 먹고 큰 선수들이 그대로 멈추지 않고 1군에서 인생의 역전 홈런을 때려내는 일이다. 그 첫 걸음이 밝은 2군과 기본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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