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동기생 원종현에게 보내는 뭉클한 편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2.02 10: 01

2011년 가을, 마산에는 야구선수의 꿈을 다시 한 번 이루고자 하는 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이들은 신생팀 NC 다이노스가 개최한 선수선발 테스트에 응시, 마지막 기회를 붙잡고자 노력했다. 공개 트라이아웃, 강진 테스트 등을 거쳐 수 십명의 선수가 다시 야구장에 돌아왔지만 2015년 현재 NC에 남은 선수는 마무리투수 김진성과 불펜투수 원종현, 그리고 내야수 이상호 셋 뿐이다. NC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몇몇 선수는 2011년 신고선수로 들어왔지만 테스트를 통해 입단한 선수 중 남은 건 이들이 전부라고 한다.
이상호가 상무에 합격, 군복무를 하기 위해 팀을 떠나면서 테스트 출신 선수로 NC 캠프에는 김진성과 원종현 둘만 남았었다. 이들 두 명은 함께 강진구장에서부터 눈물젖은 빵을 먹은 사이로 나이는 김진성이 두 살 더 많았지만 막역한 사이였다. 그랬기에 원종현의 갑작스러운 투병은 김진성에게도 충격이었다.
2014년은 김진성과 원종현 모두 잊지못할 한 해였다. 둘 다 청운의 꿈을 안고 2013년 첫 1군 시즌에 돌입했지만 기대만큼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그리고 2014년, 김진성은 주전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며 3승 3패 25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고 원종현은 5승 3패 1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4.06을 남겼다.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는 말처럼 이제 이들 앞에는 비단길이 깔린 것만 같았지만 가혹한 현실이 원종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진성에게 작년 활약을 이야기하자 "아마 내 앞에서 던졌던 종현이가 나보다 훨씬 힘들었을 것이다. 내 앞에 불펜투수들이 정말 잘 던져 준 덕분에 작년에 난 편하게 마무리투수를 했다. 만약 종현이가 아니었다면 난 더 많은 블론세이브(작년 2블론)를 저질렀을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 만큼 김진성은 원종현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원종현이 한국으로 돌아간 뒤 김진성은 따로 전화를 하는 대신 문자만 남겼다고 한다. 그는 "아마 지금 종현이도 수술 받고 절대 안정이 필요할거다. 그리고 정신도 없을거다. 나까지 전화해서 힘들게 하는 것보다 그냥 문자만 하나 남겼다"고 했다.
김진성은 원종현에게 '걱정 많이 된다. 네 몫까지 캠프에서 잘하고 있을테니까 걱정말고 몸조리만 잘 하라'고 보냈다고 한다. 김진성은 원종현이 빠진 자리까지 메운다는 각오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원종현은 자신의 모바일메신저 상태메시지 창에 '다시 한 발 한 발 나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얻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라고 적었다. 모두의 응원 속에 원종현은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한국에서 회복에 힘을 쏟고 있는 원종현에게도 김진성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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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애리조나)=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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