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서산행, 김성근 감독 단호한 경고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2.02 13: 14

한화 김성근 감독이 다시 한 번 파격적인 조치를 내렸다. 주전 중견수를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35)을 캠프 합류 일주일 만에 서산으로 보내버린 것이다. 김 감독의 단호한 결정에는 모건에게 경고장과 같다. 
한화는 2일 '모건이 서산 캠프로 합류할 예정이다. 일본 고치에서 훈련 일정을 소화할 몸 상태가 되지 않아 이정훈 2군 감독과 개인 맞춤형으로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서산에는 캠프에 가지 못한 잔류군 선수들이 이정훈 2군 감독의 지휘아래 훈련 중이다. 
상당한 파격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모건은 지난달 25일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 미치 탈보트와 함께 고치 캠프에 합류했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낙오됐다. 재활 선수들이 모여 있는 오키나와가 아니라 잔류 선수들이 있는 서산으로 향했다는 점에서 모건의 서산행은 '패널티' 성격이 짙다. 

가장 큰 이유는 모건의 몸 상태였다. 김 감독의 강도 높은 스케줄을 따라오기에는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미 한화는 3차례 자체 홍백전을 가지며 일찌감치 실전 모드에 들어갔다. 모건도 지난달 29일 자체 홍백전에서 첫 실전경기에 출장했으나 삼진 2개 포함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지난해 5월15일 무릎 부상 이후 재활만 하느라 8개월만의 실전경기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했지만 김 감독에겐 만족스럽지 않았다. 
게다가 모건은 전형적인 슬로스타터 스타일의 선수였다. 메이저리그 7시즌 통산 성적도 전반기(.267/.328/.348/.676)보다 후반기(.301/.361/.387/.784)가 더 좋았다. 2년 전 일본에서도 3~4월 13경기에서 타율 1할3푼2리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며 2군으로 내려갔다. 5월 1군 복귀 후 페이스를 끌어올려 시즌 타율 2할9푼4리를 쳤다. 
하지만 김 감독에게 슬로스타트는 용납되지 않는다. 초반부터 승부를 띄우는 스타일인 김 감독에게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외국인선수라도 예외 없다. 서산행 조치를 통해 김 감독은 모건에게 빨리 제대로 된 몸부터 만들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8개월의 실전경기 공백과 35살의 베테랑이라는 점에서 예외를 둘 법도 하지만 김 감독은 작은 예외라도 허락하지 않았다. 
어쩌면 경고장일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외국인선수에게 목매다는 스타일이 아니다. 기다림도 오래 가지 않는다. SK 시절을 보면 2008년 투수 다윈 쿠비얀이 3경기 만에 퇴출됐고, 그의 대체로 온 투수 케니 레이도 5경기 만에 짐을 쌌다. 2009년 마이크 존슨과 C.J. 니코스키도 각각 2경기·9경기 만에 팀을 떠났다. 2011년 짐 매그레인이 16경기를 던지고 퇴출된 게 그나마 오래 버틴 것이었다. 
모건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감독이 애초 가장 원한 선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70만 달러의 몸값이 걸림돌이지만 김 감독의 원칙에서 벗어나면 누구도 예외란 없다. 모건의 캠프 본진 합류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화 잔류군은 본진이 오키나와 2차 캠프지로 이동하는 15일부터 일본 고치에서 캠프를 연다. 앞으로 2주가 모건에게는 아주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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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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