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패인, 결국 케빈-시몬 차이였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2.02 21: 08

“(돌파구가) 있겠는가.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2일 상록수체육관에서 OK저축은행과의 경기를 앞두고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김호철 감독은 외국인 선수 케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미리 준비한 듯 원론적인 대답밖에는 할 수 없었다. 그만큼 케빈의 상태는 심각했다. 외국인 선수가 가장 많은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야 하는 현 시스템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드러났다.
이날 역시 케빈은 두 얼굴의 사나이였다. 1세트는 우려가 현실이 되며 저조한 공격으로 3득점에 그쳤다. 반대로 2세트에는 기대 이상의 모습으로 블로킹 2개 포함 11득점해 시몬과 송명근 모두를 제압하고 경기를 지배했다. 그러나 3세트 이후의 공격력은 2세트보다는 1세트에 가까웠다.

결국 4세트까지 끝낸 케빈은 20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전체 득점의 절반 이상이 2세트에 나왔다. 문제는 이런 케빈이 팀 내 최다득점이었다는 점이다. 현대캐피탈은 최민호가 가운데에서 분투했지만 시몬(36득점)이 2세트를 제외하고 펄펄 난 OK저축은행에 1-3으로 패했다. 승점을 하나도 추가하지 못한 채 11승 15패가 됐다. 승점(37점)은 4위 한국전력에 여전히 4점 뒤져 있다.
기록에서도 드러났듯 케빈의 공격력은 전체적으로 활발하지 못했다. 2세트가 평소와 다르게 뛰어났을 뿐이다. 4세트까지 치르고도 25득점을 넘기지 못한 것은 외국인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저조한 기록이다. 이마저도 블로킹 3개가 있어 가능했다.
반대로 시몬은 케빈이 제 몫을 해냈던 2세트를 빼고는 줄곧 꾸준하면서도 압도적이었다. 타점이 높은 시몬의 공격에 현대캐피탈은 속수무책이었다. 블로킹에서도 7개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았던 시몬은 공격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문성민과 케빈을 합해도 시몬의 위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케빈과 시몬은 공통점이 있다. 한국에 오기 이전 주 포지션이 센터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둘의 타 포지션 적응도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라이트라는 위치에 무난히 적응한 시몬은 OK저축은행을 2위로 이끌고 있다. 하지만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케빈 때문에 걱정이 큰 현대캐피탈은 팀 성적도 5위에 그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이번 시즌의 축소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앞으로를 위해서도 현대캐피탈은 케빈 활용이라는 난제를 풀어야만 한다. 김호철 감독은 "문성민은 양 무릎이 모두 좋지 않아 라이트로 쓰기는 힘들다"고 했다. 케빈을 센터로 돌리려면 문성민 외 다른 국내 선수가 라이트 위치에서 김 감독의 기대만큼 해줘야 한다. 김 감독의 머리는 아프고, 송준호의 어깨는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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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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