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사랑을 고양이들에게 빼앗긴 서러운 남편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2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는 자신보다 고양이들을 사랑해 섭섭하다는 한 남편이 사연이 다뤄졌다. 사연의 주인공은 49세, 아내는 58세로 9살 연상연하 부부였다.
남편은 아내를 처음 만났을 당시를 회상하며 “한 눈에 보고 사랑에 빠졌다. 온 가족의 반대에도 서울로 도망쳐 부부가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애틋하게 시작했던 사랑이 이제는 달라진 것. 그는 “고양이 반 만이라도 나를 좋아해줬으면 좋겠다”며 울상을 지었다.

사연은 이랬다. 고양이 네 마리가 온 집안을 점령해 남편은 집에서 기도 못 펴고 지낸다는 것. 심지어 씻을 때에도 고양이 발이 젖을까 봐 바닥에 물이 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아내는 남편에게 일부러 출장을 권할 정도로 남편보다 고양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즐겼다.
남편의 이야기에 아내는 “내 나이에 남편만 바라보고 살 나이가 아니지 않냐. 나는 고양이가 진심으로 좋다”고 말해 MC들을 당황하게 했다. 그는 오히려 남편에 대해 “처음 만났을 때 솔직히 내 스타일도 아니었다”고 폭언을 하며, “그래도 나 아니면 죽겠다고 해서 헤어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냥 고양이를 같이 예뻐해 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고양이에 대한 애정을 계속해서 드러냈다.
아내는 책임감을 갖고 고양이들을 대하고 있었다. 그는 밤에도 길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느라 바빴다. 이에 대해 남편과 딸들은 그에 대한 섭섭함을 가졌고, 고양이 보다는 가족에 더 신경을 써 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아내 역시 사연이 있었고, 그는 “나는 사실 재혼이다. 딸도 있었는데 양육권을 빼앗겨서 제대로 보지 못했다. 길에서 고양이를 보면 자식을 챙기지 못한 나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남편도 아내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두 사람은 훈훈하게 애정 어린 마음을 주고 받았다.
고양이에 대한 고민은 물른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훈훈하게 마무리를 했다. 이 사연은 117표의 동의를 얻어 우승후보에서는 탈락했다.
한편 이날 ‘안녕하세요’에는 장수원, 정용화, 리지, 선우가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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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