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나(25, 삼성)는 어떻게 한 시즌 만에 기량이 부쩍 좋아졌을까. 비결은 마음속에 있었다.
용인 삼성 블루밍스는 2일 부천체육관에서 개최된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6라운드에서 홈팀 부천 하나외환을 71-66으로 물리쳤다. 3연패에서 탈출한 삼성(11승 15패)은 3위 KB스타즈(15승 10패)와의 승차를 4.5경기로 좁혔다. 박하나는 고비 때마다 15득점을 몰아쳤다. 이미선이 쉬는 시간에는 포인트가드로 나서 4개의 어시스트를 뿌렸다. 친정팀을 울린 만점활약이었다.
지난 시즌 박하나는 평균 6.1점을 넣는 평범한 선수였다. 슈팅가드지만 3점슛이 21.9%로 저조했다. 결정적 순간 실책을 범해 팀 패배를 자초한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고비 때마다 던진 3점슛 성공률이 34.1%다. 박하나는 평균 11.2점을 넣으며 리그를 대표하는 슈터로 변신했다.

경기 후 박하나는 “삼성 와서 달라진 것은 자신감이다. 하나외환에 있을 때도 가끔 1번을 봤다. 삼성에서 볼 때와는 정말 천지차이다. 하나외환서는 ‘2번도 못하는데 다른 포지션을 어떻게 해나’라는 생각에 공만 잡으면 벌벌 떨었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이 있고, 뭘 더 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원래 좋은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되니 농구가 잘 될 수밖에 없었던 셈.
박하나는 비결로 이호근 감독의 신뢰를 꼽았다. 그는 “감독님이 내가 실수하고, 슛이 안 들어가도 질책하거나 빼지 않고 기회를 주신다. 그것에 대한 신뢰를 느낀다. ‘이번에 안 되도 다음에 하면 되지’라고 한다. 예전에는 미스를 하면 경기장에서 나 대신 들어올 선수가 보여서 경기가 더 안됐다”고 고백했다.
마음에 여유가 생긴 박하나는 경기를 즐기게 됐다. 친정팀을 상대한다는 부담도 없었다. 그는 “왠지 모르겠는데 친정팀을 만나면 자신이 있는 것 같다. 하나외환과 할 때 많이 즐기려고 한다. 그런 생각으로 경기장에 들어간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경기를 보는 눈도 넓어졌다.
포인트가드로 잠시 뛰는 것도 박하나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이호근 감독은 “박하나는 정통 2번이다. 그런 역할이 정확한 포지션이다. 우리가 상황이 안 되다보니 (이)미선이가 없을 때 박하나가 1번을 봐야 한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하나는 “1번을 보면 내가 공을 가지는 시간이 기니까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어서 좋다”고 동의했다.
플레이오프에 대한 희망도 박하나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그는 “이적하면서 플에이오프를 정말 가고 싶었다. 못 가고 끝나면 작년과 똑같다. 엄청난 이슈를 몰고 삼성에 왔는데 플레이오프에 갈 계기가 됐으면 한다.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 의미 없는 경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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