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2년째를 맞이하는 이대호(33)가 어떤 포지션으로 더 많은 경기에 나설까.
이대호는 지난해 4번 타자로 나서며 3할 19홈런 68타점 60득점을 기록했다. 오릭스 시절 2012년부터 2년 연속 24홈런 91타점을 올린 것에 비해 주춤했지만 14개의 결승 타점(양대 리그 통틀어 3위)을 기록하는 등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후지이 야쓰오 타격 코치도 “소프트뱅크에서 첫해라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라며 올 시즌 더 나은 활약을 예상했다.

수비에 있어서도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를 했다. 이대호는 1루수로 71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1개의 실책도 기록하지 않았다. 재팬시리즈에서는 1루수로 호수비를 보여주기도 했다. 나머지 73경기에서는 모두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두 포지션을 오가며 활약했다. 그렇다면 올 시즌엔 어떤 포지션으로 더 많이 나서게 될까.
일단 이대호는 어떤 포지션이 편할 것이라는 질문에 “아직은 모르겠다. 지금은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직 알 수 없다”라고 답했다. 이대호는 뛰어난 1루 수비 능력을 갖고 있어 풀타임 1루수로 출전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2일 스프링캠프에서 이대호의 수비를 지켜본 의 도모아키 수에쓰고 기자는 “원래 핸들링이나 어깨가 좋아 실책을 하지 않는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관건은 역시 컨디션과 공격력이다. 후지이 코치는 “모든 경기를 한 포지션으로 나서는 것보단 밸런스를 맞춰 포지션을 맡는 것이 몸의 스피드나 경기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대부분의 일본 기자들은 이대호의 수비 능력은 둘째 치고 ‘공격력’에 기대를 걸었다. 일단 많은 장타를 기록해주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였다.
의 다른 두 기자는 이대호의 공격력에 집중했다. 먼저 나가마쓰 코지 기자는 “소프트뱅크 코치들은 이대호가 공격에 집중하길 바랄 것이다. 아마 이대호는 1루수로 출전하고 싶어 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대호는 팀 내 최고 1루수임이 확실하지만 컨디션에 따라 출전할 것이고 공격이 우선이다”라고 밝혔다.
야수아키 야마모토 기자도 “이대호는 공격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수비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결국 이대호의 공격력에 따라 포지션은 유동적으로 변경될 것이라는 생각. 소프프트뱅크는 기본적으로 이대호에게 더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대하고 있다.
올 시즌 야후돔은 펜스를 최대 6m 앞당기고 펜스 높이도 종전 5.85m에서 2~3m 가량 낮췄다. 따라서 이대호의 장타력은 올 시즌 더 빛을 발할 예정. 좋은 컨디션으로 1루 수비까지 더 많이 보게 된다면 그를 지켜보는 야구팬들의 눈은 더 즐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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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