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시즌 초반 초점은 ACL...1차 목표는 16강"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2.03 13: 00

"1차 목표는 16강이다."
지난해 최강희 감독은 마음껏 미소를 지었다. A대표팀에서 복귀하고 1년 반 만에 전북을 K리그 클래식 정상으로 이끌며, 통산 세 번째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걱정이 많았기 때문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야심차게 영입했던 김남일이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은퇴까지 고려했고, 주포 이동국이 시즌 막판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하지만 전북은 여러 걸림돌을 넘어 3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3년 여름 A대표팀을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으로 이끈 직후 전북으로 복귀한 최강희 감독은 그해 우승 도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의욕은 어느 때보다 컸지만, 최강희 감독은 물론 선수들 모두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은 2013년의 실패를 바탕으로 2014년의 전북을 완전히 바꾸어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최강의 팀이 되게 만들었다.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만큼 전북은 2015년 많은 도전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전북은 챔피언 자리를 지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도전자라는 입장이다. 2006년 우승 이후 다시 들어 올리지 못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한다는 것이 전북의 계획이다. 최강희 감독은 "시즌 초반 초점을 AFC 챔피언스리그에 맞춰야 한다"며 우승 욕심을 드러냈다.
▲ 다음은 최강희 감독과 인터뷰 일문일답
- 두바이 전지훈련을 처음이다. 만족하나.
브라질 다녀오면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 일주일 열흘 지나서 시차적응했다. 이번에는 첫경기가 AFC 챔피언스리그인데 2월 24일이다. 브라질 가면 역시차가 길어서 안되겠다. 그래서 이쪽으로 왔다. 좋은 팀들이 많이 들어온다. 맨시티는 함부르크는 일찍와서 일찍 갔다. 러시아 팀들도 수준있는 팀들이 온다.
- 온지 열흘이 넘었는데 성과는.
나쁘지는 않다. 순조롭게 가고 있다. 선수들이 1단계 체력훈련을 잘 마쳤다. 체력훈련하고 경기와 병행했다. 이번주까지는 힘들어하더라. 전후반 나눠서 뛰게했다. 선수들 모두 풀타임을 뛰게 하지는 않는다. 다들 체력이 100%가 아니다. 무리하면 부상이 올 수도 있다. 경기 내용이나 질은 높여야한다. 그런 점을 다 감안해 안 다치게 단계적으로 하고 있다.
- 새로 들어오는 선수들이 있다. 그들과의 조화 훈련은 어찌하고 있나.
군대가는 선수 때문에 변화의 폭이 컸다. 수비라인은 윌킨슨 등 작년 선수들이 건재하다. 미드필드에서 많이 빠졌다. 그게 핸디캡이다. 공격쪽에 에두, 에닝요 무게감 있는 선수들이 데려왔다. 공격과 수비는 큰 문제가 없다.
미드필더 조합을 찾고 있다. 디펜스 쪽에는 정훈. 권경훈, 최보경 등이 있다. 이 선수들이 작년에 많은 경기를 못나갔을 뿐, 잠재력과 능력은 상당히 좋다. 얼마만큼 조합을 찾느냐. 문상윤은 이적이 늦었다. 그래도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재성 선수와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미들 조합을 잘 만들면 된다.
이동국 에두는 조합을 구상 중이다. 때로는 전술적으로 4-4-2도 써야한다. 홈에서는 모험적이면서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 에두를 전방에 놓고. 이동국을 아래로 할 수 있다. 이때는 수비형 미들을 어찌 하느냐. 홈에서는 역삼각형을 놓는다든지.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 여기서 준비하고 조합을 찾는 것이다.
최보경도 그 자리에서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중앙 수비도 잘보고. 스리백을 써면 가운데서 리더다. 경기 운영도 좋다. 최보경을 잘 활용해야 할 것 같다.
- 미드필더는 더 젊어졌는데.
작년에는 상대와의 기싸움과 몸싸움을 해줄 베테랑들이 필요했다. 신형민이나 김남일은 중심 잘 잡고 상대와의 허리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 포백이 유효슈팅 적게 주고. 그런 역할을 해주었다. 작년에는 우승을 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한 골 승부. 지지않는 경기를 많이 했다.
올해는 성향 달라. 원래 전북의 모습을 찾으려 한다. 공격쪽에 무게감이 커졌다. 수비와 미들보다는 공격에서 어떤 파괴력을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2011년을 능가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 2011년에는 멤버는 좋았다. 그때는 공격적인 포메이션으로 공격에 집중했다.
지금도 그때만큼 쉽지 않겠지만 그런 모습을 보여야되지 않겠나. 원래 모습을 찾아야되지 않을까. 우리 성향과 칼라를 가야하지 않을까. 한 골 승부보다는 강력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야한다. 사이드 윙백도 적극적으로 공격을 요구할 것이다. 
작년에는 상대 압도보다는 분위기와 신념으로 우승했다. 올해는 더 좋은 내용을 보이고 압도하고 싶다. 미들에서 얼마만큼 공격과 수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합을 찾느냐가 관건이다. 일정 수준의 경기를 꾸준히 해야 하는게 관건이다.
- AFC 챔피언스리그도 있다.
1차 목표는 16강이다. 8강부터는 8~9월 정도에 열린다. 9월말까지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를 병행해야 한다. 얼마나 AFC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하고 리그에서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작년에 K리그와 ACL 병행할 때는 경기력 기복이 심했다. 월드컵 이후로. 휴식기 이후로 팀이 안정세로 가더라. 작년에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일찍 탈락했던게 오히려 리그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됐다.
초반에 AFC 챔피언스리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16강을 1위로. 올라가면 유리하다. 6월에 K리그 강팀과의 경기가 많더라. 일단은 K리그에서는 버텨주어야 한다.
- 밸런스도 여전히 강조할 것인가.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수비 밸런스를 유지하고. 볼 있는데 압박 강하게 해야 한다. 볼 끊었을 때 빠르게 전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연습경기에서 한두장면 좋은 장면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 장면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작년보다는 에두와 에닝요가 들어오면서 득점 루트도 다양해졌다. 중거리 슈팅 능력도 있다. 전술적으로 그런 부분만 완성도가 높아지면 작년보다도 훨씬 더 다양해지고 공격의 파괴력을 높일 수 있다.
- 스페인 가서 페르난도 토레스를 봤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대단하더라. 피지컬 훈련시키고 삑삑이도 시키고, 고무줄 메고 슈팅하고 하더라. 근데 토레스 이친구 성격이 조금 내성적이더라. 레반테 경기에서는 VIP석에서 나와 함께 봤다. 내 뒤에 앉아있더라. 관중들이 환영하니까 토레스는 수줍게 손만 살짝들고 하더라. 이 친구 유럽선수 같지 않구나라고 생각했다.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2골 넣고 그러더라. 역시 심리적인 것이더라. 그만큼 아틀레티코에서 편안하다는 뜻일 것이다.
- 토레스의 부활을 보면서 이동국이 생각났을텐데.
동국 아저씨는 토레스보다 더 심각했다. 일단 경기에 많이 못나가서 심리가 완전 바닥이었다. 그런데 의지가 있더라. 전북에 데려오기전에 만났을 때 그 눈빛을 못 잊는다. 애절하더라. 그래서 첫 얘기가 "너 안뺀다. 10경기고, 20경기고 너가 손들고 나오기 전에는 안 뺀다"고 했다. 본인의 애절함을 지도자가 본다면 분명히 부활한다.
그 때 두번째 경기에서 2골을 넣더라. 그 이후 한동안 침묵하다가 5월말 제주가서 해트트릭을 했다. 그거 보면서 '이제 몸상태가 올라왔구나'고 생각했다. 동계 훈련을 하루도 안쉬고 계속 버티고 체력적으로 완성되니까 득점력과 감각이 올라왔다. 
지금도 작년에 후반기 부상 때문에 쉬었다.  경기 감각은 여전하다. 올해 좋은 활약을 해줄 것이다. 에두같이 파괴력 있는 선수가 왔으니까 더 좋을 거다.
- 이동국 통해 배운 것?
나도 34세에 은퇴했다. 그 때 김상식도 이동국과 같이 왔다. 나이먹은 선수한테 그 마음을 읽어야 한다.선수 본인은 그 나이에 팀을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
여기에 노장은 지도자와 믿음와 신뢰가 생겨야 하기도 하지만 주변에서 '너 나이가 몇살인데 선수 생활아직도 하나' 혹은 '이제 후배들 위해서 자리 내줄 때가 되지 않았나'등의 말은 선수한테는 비수로 찍힌다.
나이먹은 선수들한테는 그런 말 잘 안한다. 알아서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K리그는 옛날부터 레전드나 팀에 공헌한 선수들을 밀퇴(밀어서 은퇴)시킨다. 단장님과도 사석에서 많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공감하고. 은퇴경기를 해주고 싶다. 그래서 그런 노장들에 대한 예우는 아니더래도 모양새를 갖추고 싶다.
또 하나 후배들에게도 하는 말이 있다. 평소 선수들에게는 선배기 때문에 우선이 아니다. 똑같이 경쟁해야 한다. 만약 능력이 똑같으면 선배를 대우한다고 했다. 하지만 후배가 60이고 선배가 40이면 후배가 나가야 한다. 그런 것에 대해 젊은 선수들이 이해할 수 있게 하다.
남일이나 동국이나 나이먹고 선수생활 잘하면 귀감이 된다. 그것도 중요하다. 이제는 후배가 따라가고. 선배들이 잘하는 팀이 됐다.
그런면에서 최은성 코치에게 미안하고 또 고맙다. 사실 작년 시즌까지 뛸 수 있었다. 그런데 계속 최은성이 뛰면 권순태가 흔들렸다.  어느 시점에는 순태 써야했다. 양해를 구했다. 자기도 흔쾌히 물러나주었다. 고마운 것이다. 최은성이 양보하면서 순태도 확 올라왔다. 최은성 코치의 희생이 중요했다.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말없이 꾸준히 하면 모범이 된다.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노장 선수들이 필요하다. 구기 종목, 단체는 감독이나 코치가 하는 부분이 있지만 경기장에서는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들이 있어야한다. 연승하고 지는 경기를 버티고 힘이 있다.
- 이제 전북은 많은 선수들이 오고싶어하는 구단이 됐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2005년도 부임하자마자 국대급 두 선수가 찾아왔다. 다른 팀을 보내달라고 하더라. 나는 일주일만 생각해라고 했다. 그래도 그 선수들을 가고파했다. 보냈다. 그 당시 전북은 중하위권이었다. 내가 선수들을 전북으로 오라고 하면 다들 "내가 전북을 왜 갑니까"라고 하더라. 연봉도 맞춰줄 수 없었다.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수준이나 한계가 있었다. 이적료를 많이 줘서 영입할 수도 없고. 그 정도 선수밖에 데려올 수 없었다. 좌절도 많이 했고. 고민도 많이 했다.
당시에는 팀에 대한 애정이 있고 희생할 수 있는 선수들을 데려왔다. 축구실력이 모자라더라도 응집력이 있는 선수들을 데려왔다. 고비를 넘기고 2009년에 우승했다. 모기업에서 클럽하우스를 지어주기로 했다. 그때까지 선수들에게 "팀에 헌신한는 자세만 있으면 마굿간에서 자도 우승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2011년에 우승했고 이제는 클럽하우스도 생겼다. 다들 오고 싶어하는 구단이 됐다. 그 때 생각하면 지금은 격세지감이다.
- 에닝요가 왔다.
전북의 분위기가 그리워했단다. 매 경기 이길려고 선수들이 자신의 120%를 쏟는 모습, 우승을 위해서 갈망하고 그런 분위기가 그리웠다. 한국에 오면 세금도 더 내고 연봉도 줄어든다. 에닝요는 "나이도 그렇고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하더라. 뭉클했다. 그만큼 애절했다. ACL에 대한 애절함이 컸다. 외국인 선수지만 이런 애절함은 기존 선수들에게도 영향이 크다.
조성환도 마찬가지다. 조성환이 중동에 있었으면 연봉도 80만불, 100만불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상하게 안 간다고 하더라. 전북으로 복귀한다고 하더라. 연봉은 반토막이 나도 상관이 없단다. 고마운 거다. 본인들을 이야기하면 이해된다. 나이 먹었는데 한 목표로 오니 뭉클하다.
- 그래도 K리그 처지가 아쉽기는 하다.
K리그 연봉이 다른 곳에 비할바가 못된다. 중동에 오면 세금없이 최하 100만불. 120만, 150만불도 받을 수 있다. 어릴 때 국가대표급이 되면 그렇다. 내가 선수라도 뒤도 안 돌아보고 가야지. 프로가 명예와 돈이다. K리그와의 돈 차이가 너무 크다. 선수에게 남아달라고 할 수가 없다. 
그래도 K리그를 끌고가는 팀은 투자를 해야 한다. 서울 수원 전북 울산 포항 등이다. 자신들의 개성에 맞게 여러 방법으로 투자해야 한다. ACL 우승에 도전하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 리그를 선도하는 구단이 있어야 리그가 활성화된다. 미래가 된다. K리그는 쪼그라들고 있다. 계속 이런게 2~3년, 3~4년 지속되면 불을 보듯 뻔하다. 경쟁력이 2~3년 더 지나가면 심리적으로 쫓기고 더 어려워진다.
중동이나 중국처럼 막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팀들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경쟁력을 유지하게해야 한다.
- 전북은 투자를 한다. 부담이 커질 것 같다.
전북 부담만 점점 커지는 것은 맞다. 거기에 걸맞는 영입과 선수 구성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큰 선수들은 데리고 오기가 힘들다. 현실에 맞게 적절하게 구단 운영하고. 미래를 보고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ACL에서 경쟁력 만들어가야하는데 큰 선수를 데려올 수 없어 제일 고민이다. 그래도 선수들에게는 항상 "자부심을 가져라. 팀에 대한 소속감과 애정을 가져라"고 이야기한다. 그게 우리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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