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펀치’ 서지혜, 답답한 속 뻥 뚫어주는 사이다녀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2.03 07: 54

이보다 속시원한 ‘사이다녀’가 없다. 배우 서지혜가 드라마 ‘펀치’에서 김래원의 적극적인 조력자로서 시청자들의 답답한 속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녀’로 맹활약하며 안방극장의 호감을 사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펀치’ 14회는 이태준(조재현 분)의 마수에 걸려 비리를 뒤집어쓴 박정환(김래원 분)을 그 누구보다도 확실히 돕는 최연진(서지혜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연진은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열망이 큰 검사. 시한부 인생 정환을 썩은 동아줄로 여기지 않고 든든한 의리를 보여주고 있다. 정환이 검찰총장 태준과 법무부장관 윤지숙(최명길 분)을 무너뜨리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린다면, 연진은 설계도에 맞게 하나하나 실행하는 손과 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연진은 이 드라마에 나오는 다른 인물과 마찬가지로 지극히 속물이다. 야망을 숨기지 않고 정의보다는 자신의 실리에 맞게 철저히 계산하고 움직인다. 정환을 짝사랑하긴 해도 정환에게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알고 난 후 태준에게 정환을 옭아맬 증거를 넘기는 등 배신도 할 뻔 했다. 다만 정환이 ‘이중 스파이’를 제안하자 자신에게 잃을 것이 없다는 판단 하에 정환의 손을 다시 잡은 후 그 누구보다도 열과 성을 다해 정환의 든든한 복수 도구가 되고 있다.
선한 인물은 아닌데 연진이라는 여자가 매력적인 것은 정환을 돕는데 있어서 그야말로 ‘성심성의껏’ 몰두한다는 것. 또한 태준의 신임을 얻을만큼 영민하고 치밀한 면모까지 갖추고 있다. 그야말로 내 편을 하면 든든한 인물이라 ‘펀치’에서 ‘사이다녀’로 통하고 있다. 14회 역시 연진은 태준이 만든 덫인 ‘박정환 게이트’의 허점을 언론에 계속 흘리고, 정환을 남몰래 돕는 조력자를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는 태준의 뒤에서 정보를 대놓고 흘리는 강심장의 면모를 보여줬다. 덕분에 정환은 위기의 순간에서도 탈출구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됐고, 정환의 생존까지는 바라지 않고 복수만이라도 성공하길 바라는 많은 시청자들을 통쾌하게 했다.
연진이 기자들 앞에서 고고한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정환을 도울 수 있는 거래를 성사시키는 장면은 이날 방송된 장면 중 가장 짜릿하고 흥미로웠다. 서지혜의 당당한 표정 연기와 기자들을 접대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화려한 폭탄주 제조 솜씨가 어우러지며 안방극장의 입꼬리를 올라가게 했다. 서지혜는 이 드라마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은 아니다. 그래도 언제나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강력한 연기 ‘펀치’를 날려주며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에 놓인 매력적인 연진을 완벽하게 연기하고 있다.
서로 물고 뜯는 치열한 전쟁 속에서도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는 연진의 모습은 서지혜의 도도한 목소리와 표정과 맞물리며 묘하게 섹시한 매력을 풍기기까지 한다. 워낙 미모가 출중한 배우이나, 연기를 잘하니 새삼스럽게 더 예뻐보이는 마법의 효과까지 발휘하고 있다. 캐릭터의 비중이 크지 않아도 극을 지배할 수 있다는 사실, 배우 서지혜가 보여준 드라마의 숨은 재미다. 
jmpyo@osen.co.kr
'펀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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